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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여자의 활동 보고서

처음으로 인사를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을 하게 된 버들이라고 합니다. 저에게 ‘사랑’이라는 단어 그리고 인권운동사랑방의 만남은 운명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 밀양에서 저는 두려움에 앞선 사랑을 배웠습니다. 불타오르는 감정만 앞선 사랑은 감정의 재만 남기지만 의리 있는 사랑은 사람과 사랑을 지킬 수 있다는 것 이였습니다. 그렇게 금사빠 여자는 정열적으로 사랑을 하되 의리 있는 사람으로 밀양의 오랜 친구가 되기로 했습니다.

사랑방과의 만남이 왜 운명이라고 느꼈을까? 그것은 내 자신이 누구인지를 아는 과정 속에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자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마음으로 살아내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한 사람이 마음으로 살아내는 공간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조금 더디게 찾아왔지만 저는 이곳이 분명 마음으로 살아내는 공간이라는 예감을 하고 있었거든요 금사빠 여자의 섣부른 판단은 자칫 금방 식기 마련인지라 내 판단이 옳은지 그른지는 활동 속에서 묻어나오기에 조금 열정적으로 첫 스타트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내가 사랑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내 영혼과 닮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집이 짐이 되지 않고 돈이 짐이 되지 않는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제 힘으로 살아내고자 합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을 자기 힘으로만 살아갈 수 없으니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많은 친구들을 만나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내 영혼처럼 사랑방의 영혼도 제 힘으로 살아내려 하는 것 다양한 활동 단체들과 인연을 맺으면서도 자신의 명성보다 사람을 보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가진 것을 버릴 수 있어야 다시 채울 수도 있는 것처럼 자신이 많은 것을 움켜쥐고 있기보다 나누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함을 느끼며, 사랑방이 지닌 작은 것이 아름다움을 오롯이 지켜내는 삶을 응원합니다.

 

사랑방 활동 중 짧고 굵게 활동을 했던 것은 성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개 농성단 활동입니다. 밀양의 송전탑도 그렇듯이 성소수자 문제도 당사자는 아니었으나 내가 밀양에서 배운 것은 지금 당장 당사자는 아닐지 모르지만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이였습니다. 다른 말로는 땅으로부터의 접근 없이 어떤 것도 자유로울 수 없으니 피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으로 내 권리를 내 땅을 지켜내야 한다는 것 이였습니다. 제게 무지개 농성 활동은 서울 시민으로서의 내 권리를 지키고자 목소리 내었던 나날이었습니다.

시청 안에서 밤을 지새우며 성소수자 차별반대 활동가 분들과 늦은 밤 둘러앉아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서로 이야기를 처음 나눈 시간이었는데 자기소개를 하면서 내가 인연을 맺은 분들 역시 성소수자의 당사자였다는 것을 친구가 된 이후 알게 되었던 때였습니다. 그리곤 내가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여겼듯이 나는 그 이야기 그룹에서 소수자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적과 동지의 벽은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일 내가 이 작은 그룹 속에서 이들에게 소수자의 입장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내 권리를 무시 받았다면 그것은 폭력이겠지만 그들은 나를 포옹해줌으로써 동지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처럼

자신의 이웃을 적과 동지의 길목에서 어떤 선택으로 만날 것인가요?

지난 나날들 속에 나는 사랑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님을 배웠습니다. 그 말인즉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닌 사랑하는 마음으로 먼저 사랑을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다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인 나는 이성애자인가? 동성애자인가? 양성애자인가? 그리곤 나를 어떤 것도 규정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내가 고민했던 것은 남자와 여자 누구를 사랑하느냐는 것이었고 그것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나는 누구와 사랑에 빠질지 모릅니다. 만일 내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바로 당신이기에 사랑했던 것이고 내 사랑의 감정은 변할 수 있지만 오직 내가 당신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사랑하는 감정에 충실할 뿐이야”

금사빠는 그렇게 사랑방을 만나고 또 다른 사랑의 언어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내가 사랑방을 만난 것은 사랑방이기에 사랑했던 것이고 내 사랑의 감정은 변할 수 있지만 오직 내가 사랑방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사랑하는 감정에 충실할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