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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수많은 의문들, 다시 출발하는 인권

3월부터 사랑방 노란리본인권모임 활동을 같이 하게 된 느루입니다. 제가 인권이슈를 접할 때부터 들었던 의문점은 ‘왜 어떤 사람들은 인권이라는 영역으로부터 탈락될까’는 것이었습니다. 청소년,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등 소수자 인권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된 저의 고민은 이내 국가와 자본에 의한 폭력에 대한 고민까지 이어졌습니다. 국가와 자본의 힘에 의해 폭력, 해결하지 못한 진상규명 문제들은 은폐되어 왔습니다. 세월호 참사, 쌍용자동차 부당해고,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강제퇴거… 이 많은 문제들은 “빨갱이”의 행동으로 매도되거나 공권력에 의해 오히려 그 은폐가 촉진되었습니다.

 

왜 우리는 살 만한 세상에서 살고 있지 않은가에 대한 의문은 “촛불 정권”을 자처한 문재인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집니다. 왜 아직도 성소수자는 인권의 대상에서 탈락되어 있고, 노동허가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 2000년으로부터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왜 우리는 고용허가제 폐지와 노동허가제 도입을 주장해야 하며, 스텔라데이지호 진상규명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왜 소극적인지, 국회는 왜 아직도 청소년 참정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지… 수많은 이슈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인권은 사람에게 힘을 줍니다. 그동안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없었던 이슈들이 생명권, 안전권, 평등권, 노동권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이야기될 수 있었으며 인권의 자리에서 탈락한 사람들의 권리가 이야기될 수 있게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노란리본인권모임에서 활동을 시작한지 어느덧 3개월쯤 되어갑니다. 인권의 목소리는 셀 수 없이 다양하지만, 결국 그 모든 권리들은 존엄과 평등한 삶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단순 생존을 넘어 존엄할 정도로 보장되고 있는지, 또 자본가와 자본이 없는 사람 사이에 경계가 그어져 있고 소수자계층과 특권층 사이에 뛰어넘을 수 없는 큰 벽이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에게 성찰하게 합니다.

 

세월호 사건을 사람, 존엄, 생명, 안전이라는 권리의 차원에서 접근하고, 그 권리의 목소리가 청소년이나 성소수자를 배제하는 목소리는 아닌지 살피려는 작업은 세월호 이후에도 우리가 어떠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탐색이기도 합니다. 안전사회를 만들고 참사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꼭 필요하지만 국가의 시민에 대한 책무,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권리가 무엇인지 이야기 나눠야 되겠지요.

 

처음 사랑방을 접한 건 우연하게도 인터넷 자료조사를 하던 중 인권단체 사이트 목록에서 인권운동사랑방을 만나, 다양한 소식들 그리고 인권오름을 읽으면서 감명과 공감을 자아내던 그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이 이어져 한 달에 한 번씩은 사랑방 홈페이지를 둘러보고,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정리해보는 유대가 되었고 지금의 사랑방 활동까지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목소리를 빼앗긴 이들 곁에 같이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