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인 인터뷰

이웃‘들’과 사이좋게 든든하게

날맹 님을 만났어요

이번 달 후원인 인터뷰에서는 함께 와우산 사무실을 쓰고 있고, 다음달 이사도 같이 갈 인권교육센터 ‘들’의 날맹 님을 만나보았어요. 오늘 밥 당번이었던 날맹 님이 해준 맛있는 볶음밥을 먹은 후 커피 한잔 마시며 부엌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답니다. 매일 사무실에서 함께 지내면서도 처음으로 나눈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예전부터 사랑방과 오랜 인연이 있었던 것을 알게 되어 신기하고 또 든든하기도 했고요. 얼마 전이 인권교육센터 ‘들’ 10주년이었는데, 10년 이후 ‘들’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해요. 인권교육운동의 센터가 되어보자는 포부를 들으며 ‘들’에서 일구어갈 결실들이 기대되고 기다려지네요. 요즘 ‘들’ 사람들이 열심히 함께 하고 있는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농성이 어떤 이유에서 중요한 싸움인지도 같이 고민하게 된 시간이었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이야기 나눌 시간들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요.

 

옆 단체인 인권교육센터 ‘들’에서 상임활동하고 있는 날맹이에요. 최근에 연남동에서 문래동으로 이사를 했는데, 그동안 집과 사무실이 가까웠던 게 참 좋았다는 생각을 하며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 중이에요. 늘 자전거로 오갔던 길이었는데, 신촌역에서 마을버스 타고 사무실을 오는 게 아직 낯설어요. 오늘도 밥당번이라 장보고 마을버스 타고 올라왔어요. ㅎ

 

◇ 늘 ‘날맹’이라고 불러왔는데, 어쩌다 날맹이라는 이름이 된 건지는 들어보지 못한 것 같아요.

 

중학교 때 친구들이 붙여준 별명인데요, 이름에 ‘명’자가 들어가서 맹구라고 불렸는데 그 앞에 날라리를 붙여 줄임말로 ‘날맹’이 됐어요. (많이 노셨나봐요. ㅋ) 진짜 놀았던 친구들에게는 그렇게 부르지 못하고, 어설프게 놀았던 저에게 그 말이 붙었네요. ^^;;;

 

◇ 사랑방을 언제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대학 들어가서 잘못 만난(^^;;;) 선배들과의 인연으로 2005년쯤 휴학하고 ‘전쟁없는세상’이라는 단체에서 활동을 했었어요. 그때 평화운동하는 여러 단체와 같이 사무실을 쓰고 병역거부권연대회의 홛동도 함께 했는데, 그러면서 다른 단체 사람들을 알게 됐었죠. 동료 활동가가 인권단체연석회의 다녀온 이야기 듣고 하면서 사랑방도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때 인권활동가대회 처음 가봤던 기억도 나고요.

평택 기지반대 싸움은 제게 그 시절을 떠올리는 키워드인데, 그때 강제철거를 막기 위해 포크레인에 올라갔던 활동가들을 봤었죠. 빡세게 정말 열심히 싸우는 사람들이라는 이미지를 가졌던 것 같아요. 그때 휴학 상태여서 앞으로 어떻게 살까 고민하던 시기였는데, 평택에서 받은 자극이 ‘좋은 활동가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 ‘내가 그럴 수 있을까’ 그런 고민도 하게 했던 듯해요. 여하튼 그때 봤던 사랑방은 뭔가 활동가스러운 느낌을 준, 멋있다는 인상이 남은 단체였어요.

아. 그러고보니 전쟁없는세상 소식지를 만들면서 <교과서를 던져라-평화의 눈으로 교과서 뜯어보기>라는 기획연재 작업을 했었는데, 그때 인권오름에도 같이 기사를 실었었어요. 그 당시 인권오름 편집을 미류가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얘기하다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ㅎ

 

◇ 우와~ 오랜 인연이었군요. 그럼 후원인이 되어주신 건 어떻게?

 

병역거부로 수감됐다 출소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땐데 그때가 2013년 사랑방 20주년 하던 때였어요. 비 쏟아지던 날 대한문에서 20주년 행사했을 때 저도 갔었어요. 20주년 책자 <회동>을 보는데, 뒤편에 응원메시지들이 있잖아요. 보면서 ‘오! 이 사람도 사랑방 후원인이었구나.’ 아는 사람들 이름을 발견할 때 무척 반갑더라고요. 자연스레 나도 후원해야지 싶었고, 얼마 안돼 옆 단체인 ‘들’에서 상근을 하게 되면서 사랑방 후원도 함께 하게 됐어요.

 

◇ 지난 2월 인권교육센터 ‘들’ 10주년 행사가 있었는데, 인권교육운동 10년을 맞으며 ‘들’이 가진 고민이나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들’ 10주년 앞두고 지난 2년 가량 인권교육운동이 도대체 뭐냐 질문을 던지며 그간을 돌아보고 ‘들’이 일구려고 했던 게 뭐였나 짚어보고자 했었어요. 인권교육으로 운동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현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데, 현장이란 뭘까 질문에 질문이 이어졌던 시간이었어요. 10주년 행사 마치고 들 총회가 있었는데요, 10년 이후 ‘들’이 어떻게 나아가면 좋을지 논의하는 자리였어요.

‘들’이 만들어진 10년 전과는 무척이나 많은 게 달라졌는데요. 현재는 인권교육이 제도화되었잖아요. 관련 조례도 만들어지고 인권교육 강사 과정도 많이 생기면서 이제 ‘인권교육’은 운동보다도 제도권에서 더 많이 쓰인다는 긴장도 하게 되거든요. ‘들’은 인권교육으로 인권운동을 하는 운동단체라는 것을 환기하면서 인권교육이 제도에만 수렴되지 않으려면 어떤 고민이 더 필요한지 또 거기서 ‘들’은 무엇을 해나갈 것인지 고민을 같이 했어요. 인권교육의 센터에서 인권교육운동의 센터가 되보자는 포부랄까요. ㅎ

못 다한 이야기가 많은데요, ‘들’ 10년 활동의 의미를 정리한 자료집이 홈페이지에 있으니 ‘들’ 사람들이 어떤 고민들을 나눴을지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 (http://www.hrecenter-dl.org/6678/)

◇ 10년을 딛고 새롭게 시작하는 올해, ‘들’은 어떤 계획이 있나 궁금해요.

 

‘들’ 활동회원들이 함께 하는 여러 팀 활동들이 있는데요, 올해는 새롭게 반차별교육팀이 만들어져서 활동해나가려고 해요. 인권교육 안에서 차별을 어떻게 말할 것인지 얘기를 안해왔던 건 아니지만, 혐오가 거세지고 차별의 흐름이 변화하는 속에서 ‘교차성’에 대해 더 고민해보려고 해요. 가령 여성, 성소수자, 청소년 이렇게 각각의 소수성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여성 참정권 운동과 청소년 참정권 운동이 듣는 반대 논리들이 유사한 부분들, 성소수자 혐오가 '미성숙'한 청소년에 대한 차별 논리에 기대어 작동하는 부분들처럼 연결된 고민들을 인권교육에서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같이 논의해 나가기로 했어요.

그밖에도 10년 이후 새로 시작하는 한해인 만큼 여러 기대가 있어요. 큰 변화로 곧 사무실 이사도 앞두고 있고요. 지금 사무실보다는 ‘들’ 회원들이 오가기에 접근성이 더 나을 거라고 보고 영등포 시대를 기대하고 있지요. 근데 전세로 가게 되면서 보증금이 턱없이 부족해 무이자 대출로 보증금 마련에 힘을 보태줄 출자자로 함께 해달라는 ‘야인(野人, 들사람)’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중이에요. ‘야인’이 되어줄 분들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답니다. ㅎ

 

◇ 와우산 사무실에 이어 영등포로도 함께 이사하는데, 사랑방과 함께 있어 좋은 점과 힘든 점이 있다면?

 

외부가 가깝게 있는 느낌이랄까요. 같은 단체가 아닌 사람들이 있어서 좋은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사랑방 사람들이 해준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야근하면서 서로 간식을 챙겨주기도 하고요. ㅎ 아무래도 같은 공간을 쓰면서 생기는 시너지도 있는 듯해요. 사랑방이 결합하는 활동들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도 갖게 되고 궁금하거나 고민되는 것을 바로 물어볼 수도 있고 얼굴 보면서 얘기하는 것도 좋은 점인 것 같고요. 퇴근길에 여건이 맞으면 같이 술 한잔하러 갈 수 있는 것도 좋고요. 5월부터 새로운 상임활동가가 함께 한다고 들었는데, 여러 가지로 영등포에서 함께 지낼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좋은 점은 막 떠오르는데, 힘든 점은 잘 모르겠네요. ㅋㅋ

 

◇ 요즘 ‘들’에서 주목하고 힘을 모으는 이슈가 있다면?

 

선거연령 하향 4월 국회 통과 촉구 농성을 3월 22일부터 국회 앞에서 여러 단체들, 청소년들과 함께 하고 있어요. 4월 국회에 반드시 통과시켜서 탄핵촛불을 함께 들었던 동료시민 청소년들과 6월 선거를 함께 하자고요. 정부 개헌안에도 만 18세로 하향하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세계적 기준에 따른 것이니 당연하다 싶으면서도 이런 고민이 들더라고요. 선거연령 하향이 대통령의 호의로 주어진 것인지,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를 요구하며 열심히 싸운 결과인지 기록의 차이는 무척이나 큰데, 이를 어떻게 기록되게 할 것인가 고민하게 되면서 오늘도 국회 앞을 지키고 있는 이 싸움의 이유를 찾게 된 것 같아요. 매일 저녁 촛불문화제도 하고 있는데, 관심과 지지로 함께 해주시면 좋겠어요.

 

 

◇ 늘 함께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랑방 활동가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가 있다면?

 

같이 사무실 쓰면서도 얘기를 많이 나누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인터뷰가 평소 못했던 이야기를 나눈 기회가 된 것 같아 좋네요. 사랑방이 이러저러한 어려움의 시간들을 보냈던 것을 옆에서 봐왔는데, 새로운 터전으로 이사도 가고 또 새로운 활동가도 들어온다고 하니 사랑방 활동가들 모두 웃을 일이 많이많이 생기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사 가서도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고요. ㅎ 2층과 3층으로 층 달리 쓰면 지금과는 또 다를 거라 궁금한데, 그럼에도 지금처럼 아니 지금보다 함께 해서 좋은 점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