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후원인 인터뷰

조만간 용기내서 밥 먹으러 가도 되죠?

정여은 님을 만났어요

이번 후원인 인터뷰는 예전에 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로 사랑방 활동을 함께 했던 정여은 님을 만났습니다. 지금도 영상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인권영화제 번역 활동도 하고 있답니다. 다시 사랑방에서 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

◇ 본인에 대한 소개 부탁합니다.

제 이름은 여은이고요, 영상번역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영어로 된 각종 영상을 한국어로 옮기는 일이죠. 하는 일이 일이다 보니, 요즘의 제 고민은 저처럼 혼자 일하면서 돈을 밀리거나 떼이는 일이 비일비재한 프리랜서들이 어떻게 자신의 노동을 드러내고 말할 수 있느냐 하는 거예요.

 

◇ 어떤 계기로 후원을 하시게 되었나요?

인권운동사랑방 안에 있던 인권영화제팀에서 대학생 때부터 몇 년간 자원활동을 했었어요. 사랑방이라는 조직을 조금씩 알게 되고, 아르바이트와 상임활동을 병행하는 활동가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엿보면서 마음으로 지지를 보내는 것만큼이나 재정적 후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었죠. 일정한 수입이 생기면 후원을 늘리고 싶은 단체들이 몇 군데 있었는데, 제 마음의 고향인 사랑방은 그 중에서도 일순위였어요.

 

◇ 예전에 인권운동사랑방 자원활동을 할 때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2008년이었나... 인권영화제 개막이 코앞에 다가와서 자막 작업을 하느라고 사랑방 사무실에서 먹고 자고 했던 게 아직도 가끔 떠올라요. 그 전에는 사랑방 활동가들과 좀 서먹서먹하기도 했는데 맨날 사무실에 죽치고 있다보니 전보다 훨씬 친밀감도 느끼게 됐죠. 특히 그 때 점심 저녁으로 맛보았던 활동가들의 밥은 하나같이 최고였다고 기억합니다. 아 그리워라.

 

◇ 인권운동사랑방 활동 중에 관심 있는 주제나 함께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요?

사랑방이 하는 다양한 연대 사업에는 관심이 있지만 일에 치여사느라 몸이 따라주지 못해 늘 눈물만 머금네요.(ㅠㅠ) 사랑방 활동은 못하고 있지만, 인권오름만은 꼬박꼬박 챙겨보고 있답니다. 인권감수성이 무뎌지고 있다고 느끼는 요즘의 저에게는 죽비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죠. 기회가 된다면 인권오름처럼 진보적 인권운동의 관점으로 세간의 소식을 전하는 일에 함께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 이번 연말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나요?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가 유효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듣고 좌절하던 해고노동자의 얼굴을 신문에서 접하고 그 모습이 오랫동안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어요. 경비노동자 분들의 대량해고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우리 사회가 한 인간으로서의 노동자와 그이의 노동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 절감하고 절망이 되더라고요.

◇ 세월호 인권선언을 준비 중인데 이런 내용은 꼭 들어가야 한다는 게 혹 있을까요?

세월호 사건 자체도 충격적이었지만 그 이후에 여론이 진행되는 양상에 더욱 놀랐던 것 같아요.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쉬이 '피로증' 운운하는 걸 보면서, 타인의 상실과 상처에 어떻게 접근하는 게 옳은 것인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좀 막연하긴 하지만 인권선언에는 세월호 피해 가족들처럼 당사자들이 '당연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갔으면 면 해요. '치유'를 위한 진정한 첫걸음은 진실을 밝히고 정당한 배상을 받는 등 눈에 보이는 실질적인 것들이라고 보거든요.

 

◇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분들께 마지막 한 말씀

비록 지금은 후원인의 이름으로만 사랑방과 연을 맺고 있지만, 활동가들에게는 여전히 동지애와 고마움이 뒤섞인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조만간 용기내서 밥 먹으러 가도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