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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국회 앞 평화의 불씨

이동화 씨 무기한 농성…"파병연장 절대 안돼"

미군의 이라크 팔루자 대공세로 전쟁의 불길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한 반전평화 활동가가 국회의 파병연장동의안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한국에 온지 한 달 반이 지났습니다. 매일 듣던 헬기소리가 이젠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이라크의 아이들과 나눈 약속을 잊을 수 없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이라크의 상황은 너무나 안 좋습니다. 하루에 수십 번씩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지금은 더 심각하다고 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이 죽어야 이 전쟁이 끝날지 모르겠습니다" 16일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에 들어간 이동화 씨의 말이다.

"커서 되고 싶은 것이 '살아남는 것'이라는 이라크 아이들의 말을 듣고 이라크로 갈 결심을 했다"고 밝힌 이씨는 작년 6월 이라크로 떠나 복구사업을 도왔다. 올해 9월 이라크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귀국할 수밖에 없었던 이동화 씨는 정부가 이라크 파병연장을 시도하는 것을 보고 '팔루자 학살 중단, 한국군 파병연장동의안 철회, 한국군 철군'을 주장하며 농성을 시작하게 됐다.

이씨는 미국의 팔루자 공격에 대해 "미국이 1천3백 명의 이라크 저항세력을 제거했다고 발표했지만, 지금 이라크에는 저항세력과 민간인의 구분 없이 모두 아이들, 여성, 노인, 아버지이고 어머니"라며 "정밀폭격이니 정밀사격이니 하는 말들은 모두 미국의 거짓선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팔루자의 현 상태에 대해 "지금 팔루자는 완전히 봉쇄되어 있어 어떤 것도 들어갈 수가 없다"며 "의약품뿐만 아니라 담요, 빵 등 생필품조차도 들어갈 수가 없어 현지의 활동가들은 속수무책으로 분통을 삭이고만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에서 학교 재건 등 교육 사업을 하면서 아이들과 나눈 약속이 이씨에게는 이번 투쟁의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씨는 "비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언가를 꼭 해야한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씨는 천막농성뿐만 아니라 국회 앞 1인 시위 등 파병연장동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은 16일 각계 인사 357명의 '파병연장 반대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김세균 공동의장은 "대통령이 미국에게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지만, 이라크에 파병한 상태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침략전쟁을 어떤 명분으로 비판하고 전세계의 여론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라며 자이툰 부대 철수가 불가피함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