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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굴뚝에 봄을! 희망을 일구는 시간

3월 2일 부산 한진중공업에서 출발해 구미 스타케미칼, 경주 발레오만도, 아산 유성기업을 거쳐 서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고공농성장으로 이어진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희망질주’ 마지막 날인 3월 8일, 평택 쌍용차공장을 향해, 굴뚝 위에 오른 김정욱, 이창근 동지를 만나러 가는 그 길에 함께 하고 싶어 자전거에 올랐다. 근육이 파열되기 직전, 뻐근할 때로 뻐근해져 감각이 무뎌진 다리를 쉼 없이 움직이며 페달을 밟으면서 굴뚝 위의 두 동지를 생각하며 달려왔을 지난 여섯 날의 시간들, 그에 비하면 너무도 작은 시간이지만 그 곁에 함께 있고 싶었다. 때로는 사람 하나 보기 힘든 길들을 지나오면서 그럼에도 다시 붙들 수밖에 없는 ‘희망’을 쥐고 묵묵히 고된 질주에 나섰던 그이들이 덜 외롭기를 바라는 마음, 그런 마음을 품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서울, 수원을 지나 평택에 들어설 때는 공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해고자 187명의 숫자만큼 이르렀다. 그 중 한 사람으로 그 자리를 함께 할 수 있음에 뿌듯함과 함께 해고노동자 한 사람의 마음을 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반응하고 몸으로 움직일 때 그이들이 끊임없이 이야기해온 ‘희망’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으리라는 믿음에서였다.

김정욱, 이창근 동지가 굴뚝에 오른 2014년 12월 13일은 일방적으로 사측 손을 들어줬던 대법원 판결 이후 한 달이 되던 날이었다. 회계조작, 그리고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기에 사측의 해고가 부당하다던 고등법원의 판결은 모두 뒤집어졌다. 풍선마냥 부풀었던 마음이 푹 꺼졌던 그날, 어딘가에서 쓰린 소주를 들이키는데, 김정욱 동지가 단체 채팅방에 올린 글과 사진을 보고 눈물과 웃음이 동시에 났다. “다시 서겠다. 꼭 웃으면서...” 그리고 회사 안 동료들에게 손 내밀기 위해 오른 굴뚝에서의 시간이 어느덧 100일을 향해한다.

굴뚝 농성 돌입 이후, 신차 출시를 앞두고 이제는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가 정말 해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난 1월 말, 7년 만에 사측과의 교섭자리가 열렸다. 지금가지 5차례 교섭이 이어졌지만, 26명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187명의 해고자 복직에 대해 사측은 별다른 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차디찬 겨울을 굴뚝 위에서 보내며 건강이 우려되는 두 동지, 그리고 두 동지를 지키고 기다리면서 오늘도 공장 앞 천막을 지키고 있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그 곁을 함께 하며 봄의 기운을 우리가 모여 만들자고 314 희망행동이 제안되어 준비 중에 있다.

2009년부터 끊임없이 이야기해온 ‘희망’이다. 314 희망행동을 함께 할 18700명의 씨앗, 굴뚝에 봄을 전하기 위해 함께 모인 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이제는 정말 희망을 쥐길 간절히 바란다. 3월 14일 희망의 씨앗이 될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

314 희망행동에 함께 하는 18700명의 씨앗이 되어주세요.
314 희망행동 참가단 선언에 함께 하고, 3월 14일(토) 오후 3시 평택 쌍용차 공장 굴뚝농성장 앞에서 함께 모입시다.
참가단은 다양한 행동으로 314 희망행동을 알리고, 당일행사에 참석합니다. 이름과 연락처를 아래 연락처 또는 메일로 보내주세요. 참가비는 5,000원으로 신문광고 등 314 희망행동 기금으로 사용됩니다.
http://h18700.jinbo.net/
[문의] 메일 314action@gmail.com / 전화 010-9633-0314 / 트위터 @hopebus85
[후원] 국민은행 301201-04-302691 조희주(희망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