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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가뭄

승은

형식 파괴! 가뭄이란 주제로 시 한수 써본다.

지금 서울은 ‘마른 장마’ 가운데 있다.

습도가 장마기간에 비해 아주 조금 높을 뿐,

하늘은 높고 가끔 바람이라도 불면 시원하다.

비가 올듯 말듯 애간장을 태우지만, 결코 빗물은 볼 수 없다.

이제, 기다리는 것은 태풍뿐.

물수중기 가득 품은 태풍이 제발 한반도 하늘 위로 와주었으면.

더위에 목이 타들어가는 가로수를 보며 안쓰러움 그지없네.

정록

어렸을 때, 홍수에 물난리는 겪었는데 가뭄은 영.....가뭄은 무언가를 갈구할 때 쓰는 말일텐데 난 지금 뭘 애타게 기다리고 있나 곰곰히 생각해본다.

명숙

전국이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가뭄이 어디 농경지 뿐이랴!

노동자들은 저임금으로 생활이 말라가고 있고

중소자영업자들은 대기업의 치고들어오기에 주머니가 말라가고 있다.

환자들은 이윤중심의 병원 경영으로 말라가고 있다.

이 모든 가뭄에서 벗어날 길은 함께 행동하는 것인데...

나는 문득 다가온 활기의 가뭄으로 무기력의 늪에 빠져있다.

미류

홍수와 물 부족에 대비해 만든다며 벌여놓은 4대강 사업. '재해예방사업'이라고 우기며 예비타당성 조사나 환경영향평가도 면제 받았다. 이명박, 보고 있나?

디요

몇 년전 여름도 아닌 겨울에 정선에 스키를 타러 놀러간적이 있다. 그때 전국의 살수차가 그 스키장으로 전부 몰려왔다. 알고보니 가뭄인데 스키장에서 눈도 만들고 리조트도 운영하기 위해서 그 일대의 물이란 물은 전부 끌어다 쓴 덕분에 주변 지역은 모두 단수가 되고 리조트만 살수차로 겨우 ‘쾌적하게’ 운영되고 있던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물은 스키장에서 마시고 잠은 물이 나오지 않는 숙소에서 잤었다. 나에겐 참 기묘한 가뭄이었고 그 이후로는 스키장을 잘 안다니게 되었다.

아해

가뭄.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상수도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한다. 나 역시도 그렇긴 하지만, 소위 논바닥이 쩍쩍 갈라질 때 농민들의 마음도 쩍쩍 갈라진다는 그 안타까움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잠깐씩 내리는 비나, 급수차로 한차씩 끌어다쓰는 물은 말 그대로 병아리 오줌. 한낮의 햇살에는 1시간 남짓이면 다시 말라붙으니... 헐~!?! 이제 우리도 낙타를 타고 다닐 때가 오는 건가? 그래서 메르스도 미리? 헐!헐!

훈창

라디오를 듣다 보면, 가뭄이 정말 심각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에 있으면 상수도 공급받고 사니까 체감이 못했는데, 라디오에서 지금 나오는 상추가 뻣뻣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니 가뭄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된다. 음.. 연애도 그럴 것 같다. 계속 어찌저찌 연애를 꾸준히 하다 보니 연애 가뭄이 온다는 게 체감이 안 된다. 이러다가 한 번에 훅가겠지?? 그러면 그전에 만난 사람들에게 고마워하겠지.. 기승전연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