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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의 한달

4월 사랑방에서는 어떤 활동들을?

사랑방의 한 달(2016년 5월호)

‘노란리본을 부탁해’ 후원주점 성공리에 마무리

세월호법률지원위원회는 5월 7일 태성골뱅이에서 ‘노란리본을 부탁해’ 후원주점을 성공리에 마무리하였습니다. 정말 너무 고마운 일이지요. 후원주점에는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을 비롯해, 인권활동가들, 노동조합 활동가들, 수많은 시민이 참석해 자리를 꽉꽉 채워 주었습니다. 강정에서 평화를 지키는 수도자, 활동가들이 주방을 맡았고, 부당해고 문제로 사측과 싸우고 있는 세종호텔 노조위원장 고진수 주방장이 연어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100여 명이 자원활동가로 나서 서빙을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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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출범한 세월호법률지원위원회는 세월호 관련 집회·시위로 체포·기소된 사람에게 법률지원을 해왔습니다, 2014년 1년 동안 세월호 집회·시위로 550명이 연행됐고, 400명 가까운 시민들에게 소환장이 발부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7명이 구속되기도 하였습니다. 기소된 시민들의 법률지원과 벌금이 어느 정도 마련되었으니 든든할 뿐입니다. “함께 싸웠으니 함께 책임지자”는 마음이 서로를 연결시켜주며 십시일반 힘을 모으는 시간이었습니다.

 

 

테러방지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에 관해 인권시민사회단체들 의견서 전달

 

4월 21일 국무조정실과 국가정보원이 입법예고한 테러방지법 시행령에 관해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항의기자회견을 하고 의견서를 전달하였습니다. 테러방지법은 대통령의 압박 속에 무리하게 직권상정되어 야당의 필리버스터와 국민들의 반대 속에서 통과된 법입니다. 더욱이 테러방지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은 테러대응을 명분으로 국정원의 권한을 오히려 확대한 반면, 이를 견제할 장치는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여전히 국정원이 테러정보통합센터, 대테러합동조사팀, 지역 테러대책협의회, 공항·항만 테러대책협의회 등 각종 테러관련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또 관계기관들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표적인 인권침해 독소조항으로 제기된 테러방지법 제9조제3항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개인정보와 위치

 

정보 요구권과 관련해서도 아무런 절차나 규제 장치가 없습니다. 사실상 국정원 마음대로 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시행령의 문제점을 지적한 의견서 서명에도 370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 해주었습니다.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테러방지법 폐지를 20대 국회에 요구하고, 법안 폐지를 위해 지속적으로 활동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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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상임회의' 100미터 전

 

'그녀를 만나는 곳 100미터 전'은 장미꽃 한 송이를 안길지, 무슨 말을 어떻게 할지, 하늘의 구름이 솜사탕처럼 보이는 거리지요. 그러나 사랑방 상임회의는? 큭큭. 당연히, 그렇기는 어렵습니다.

 

활동가조직인 인권운동사랑방은 매주 월요일 열리는 상임활동가회의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한 주간의 활동을 서로 공유하고, [인권으로 읽는 세상]의 주제와 기조는 무엇으로 할지 논의하고, 그외 크고 작은 논의 사안들을 다루고, 메일로 전화로 쏟아지는 여러 요청들을 처리하고, 그러다 보면 시간이 훅 갑니다. 때로는 무엇을 어떻게 논의해야 할지 막막해 피곤해지기도 하고 회의 자체를 회의하게 되지요. 물론 구조적인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상황이 오래돼서인지 회의는 감정적으로 소진되는 자리가 되기도 합니다. 말하기와 듣기가 어긋나는 경험이 쌓이면서 갈등이 풀리기보다 굳어가고 서로에게 힘든 시간이 되기도 했고요.

 

지난 4월 30일 열린 조직점검 워크숍은 우리의 현재를 함께 짚어보는 자리였습니다. 각자 힘들거나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찬찬히 이야기하며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를 헤아려보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어떤 문제는 기술적인 개선 방안을 찾아보고, 어떤 문제는 각자 노력하고, 또 어떤 문제는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일 텐데요, 서둘러 가기보다는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가보려고 합니다. 100미터, 눈 딱 감으면 후딱 닿을 수 있는 거리지만, 목적지에 닿는 것보다는 그 길에 함께 있는 것이 더욱 소중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갈등이 없는 것이 민주주의가 아니라, 갈등을 잘 풀어가는 것이 민주주의라면, 서로 배우고 북돋우며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활동가조직의 '뽀인뜨'겠죠?

 

 

세월호 참사 2주기, 내일도 4월 16일입니다

 

두번째 봄, 732일째 4월 16일은 안산에서 시작했습니다. 오전 10시 합동분향소 앞에서 '세월호참사 2년 기억식'이 열렸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의 말씀을 나눠주셨고, 차분하면서도 묵직한 시 낭송과 노래공연도 있었습니다. 가장 마음을 울렸던 것은 희생학생 박예슬의 동생 박예진 님의 편지였어요. 언니의 빈 자리를 짚어가던 예진 님은 “우리 언젠가는 만나겠지. 그때 서로 ‘미안하다’는 말보다 ‘함께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하자. 그리고 그때 함께 있을 우리를 위해 싸우자”라며 약속을 다졌고 이어서 다부진 목소리로 정부를 향해 따끔한 경고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오후에는 단원고 희생학생들이 많이 살았던 동네를 줄 지어 걸었습니다. 아이들이 통학하면서, 친구들을 만나면서 걸었을 길을 따뜻하게 품으며 304개의 인형탈이 앞장서기도 했습니다. 비가 조금씩 흩날렸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걸으며 합동분향소까지 되짚어왔어요. 힘찬 타악기 연주와 304명의 합창 등으로 마무리 문화제를 하고 나서 모두들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서울에 도착할 때는 이미 큰 비가 쏟아지고 있었어요. 궂은 날씨에도 광화문 광장은 함께 기억하고 행동하기를 약속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존엄과 안전에 관한 416인권선언>이 선포되었습니다. 문화제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읽을 수 있도록 영상을 준비했는데 워낙 사람이 많고 비도 많이 와서 무대글씨와 음향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도 416인권선언이 세월호 참사 이후의 다른 사회를 열어가기 위한 지금의 투쟁에 깊숙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만여 명의 시민이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함께 한 감동이 많은 사람들을 벅차게 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내일도 4월 16일이지만, 4월 16일은 우리가 강해지기 시작한 날이기도 하다는 걸 잊지 않고 끝까지 함께 가요!

 

 

특조위 활동을 종료시키려는 정부

 

세월호 특별법은 '위원회가 구성된 날'로부터 1년 6개월의 활동기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2015년 1월 1일을 시작일이라고 우기고 있습니다. 과거사진상규명위는 '최초의 진실규명 조사개시 결정일'을 기준으로 삼는데 이걸 참조하면 특조위 활동 시작일은 9월 21일입니다. 한발 양보해 특조위가 실질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예산이 지급된 날을 기준으로 하면 8월 6일이고요. 지난 4월 27일 박근혜 대통령은 언론사 국장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특조위가 "6월달까지 (조사)하도록 되어 있는데" '연장'은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라는 입장을 피력했지요. 마치 6월에 끝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연장'을 문제 삼았지만 정확히 말하면 특조위 활동을 특별법에 따라 '보장'하라는 것이 가족들의 요구입니다.

 

 

현재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특별법을 만든 19대 국회가 특별법을 둘러싼 쟁점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내고 특별법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법 개정까지 결자해지하라는 요구입니다. 1차 청문회에서 수사 필요성이 확인된 해경 지휘부들에 대한 특검 결의도 해야 하고요. 5월 19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19대 국회의 책임있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영화로 보는 재난과 인권 <416씨네토크>를 마치며

 

지난 3월 18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에 열린 416씨네토크가 4월 22일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416씨네토크는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가 아닌, 다른 영화들을 보며 세월호 참사를 다시 되짚어보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이었어요. 1회는 '위험사회:재난과 폭력의 카르텔'이라는 주제로 <블랙딜>을, 2회는 '안전의 재구성:평등에 대한 권리'로 <피난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3회는 '광장으로 나온 혐오:인정과 존중의 권리'로 <불온한 당신>을, 4회는 '회복의 시작:진실에 대한 권리'로 <두 개의 문>을, 5회는 '함께:연대의 권리'로 <교실>, <자국>, <선언>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씨네토크에서 오간 이야기들은 인권오름에 [영화로 보는 재난과 인권]으로 연재되었으니 살펴보세요.

 

마지막 회에 봤던 영화는 416연대 미디어위원회가 <망각과 기억> 프로젝트로 제작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오는 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열리는 서울인권영화제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니 꼭 한 번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