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후원인 인터뷰

“이 동지들과 참 자주 만나겠구나”

임용현 님을 만났어요

인권운동사랑방에 딜(deal)을 하셨다고 말씀하셨지만 인권운동에 무한 애정을 보여주신 임용현님을 만났습니다. 사랑방과 함께 반월사화공단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에서도 종종 뵙는 용현님은 사실 인권운동이 인권침해의 현장에서만 만나는 활동이라고 오해했었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노동권과 인권이 한울타리에서 만날 수밖에 없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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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회변혁노동자당에서 상임 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임용현입니다. 그리고 몸은 따라주질 않고 늘 마음만 앞서서 함께 하는 분들의 눈총이 따갑지만^^; <반월시화공단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과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에도 결합하고 있어요~

◇ 사랑방은 어떻게 후원하게 되셨나요?

이거 솔직히 털어놓아도 되는 건가요? 작년에 월담 공단선전전을 나온 어느 날로 기억해요. 사랑방 활동가 모모씨가 저를 덥썩 붙잡더니 다짜고짜 묻는 거예요. 여태 사랑방 후원인 아니었냐고. 제가 남들이 하는 부탁을 잘 거절 못하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3초 고심 끝에 일종의 딜을 제안했죠. 이참에 각자의 단체를 서로 후원하는 게 어떻겠느냐고요. 그때 저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라 여겨서 그렇게 권유했는데, 모모씨도 흔쾌히 동의하지 않았을까요? 흐흐

◇ 사회변혁노동자당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분도 계시겠지만 생소하신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소개 좀 부탁드려요.

제가 속한 단체는 노동자민중이 정치의 주인이 되길 바라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정당이에요. 선거 때마다 노동자민중을 동원 대상으로,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가짜 정치를 이제는 청산해야 할 때라고 변혁당은 주장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같은 정치를 구현하는 길은 이윤 중심의 자본주의 체제를 만인이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주의로 변혁해야만 가능하다고 저희는 생각해요.

◇ 그럼 사회변혁노동자당도 출마를 준비하는 것인가요?

출마도 물론 염두에 둬야 할 문제겠죠. 하지만 의회정치에 경도된 기존의 진보정당운동의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정치공학으로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민중의 직접정치가 실현 가능하도록 현장의 힘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 요즘 시국에 대해서 고민도 많으실 것 같은데, 최근에는 대통령이 하야인 듯, 하야 아닌 듯 이상한 담화문도 발표했잖아요. 혹시 용현님이 보시기엔 박근혜 정권 이대로 순순히 물러날까요?

박근혜가 지금 이대로 물러나지 않겠다고 국민들에게 선전포고한 셈이나 마찬가지라 보여요. 11월 29일 세 번째 대국민담화는 자신의 죄를 여전히 인정하지 않으면서 명예롭고 질서 있는 퇴진을 꾀하겠다는 심산을 드러낸 것이죠. 정치권이 광장의 즉각 퇴진 요구를 탄핵으로 굴절시키고 있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담대하고 꾸준하게 즉각 퇴진의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생각해요. 나아가, 박근혜 체제의 낡은 유산인 노동개악, 온갖 규제완화와 공공부문 민영화, 사드 배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반민중적 정책들을 바로잡는 싸움을 전면화해야 할 것 같아요.

◇ 어찌됐든 이 정권이 끝나도 우리에겐 계속 삶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러면 우리에겐 지금과는 다른 어떤 삶이어야 할까요?

지금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무엇보다 부패한 지배자들의 민낯에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했기 때문이잖아요. 그동안 기층대중들은 헬조선의 참담한 현실에 단지 체념할 뿐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열심히 '노오력'해도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사회를 광장의 힘으로 꼭 변화시켜야 한다는 열망이 확실히 커졌어요. 국정을 어지럽힌 위정자 단 한 사람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불평등하고 불투명한 사회구조를 폭로하는 주장들이 자유발언에서도 잇따라 나오고 대중들의 호응도 아주 높거든요. 광장의 대중들은 이렇게 자신들의 경험 속에서 근본적인 문제들을 스스럼없이 꺼내놓고 있어요. 대안사회에 대한 전망은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긍정하는 변화의 지점들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기득권 정치, 승자독식 경제를 거부하고, 거꾸로 가는 이 세상을 일단 멈추자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정말 소중한 일인 것 같아요.

◇ 그 삶을 위해서 우리에게 요즘 가장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퇴진행동의 기치 그대로 아니겠어요?

노동자는 파업! 학생은 동맹휴업! 농민은 농기계 반납! 노점상은 철시!

◇ 마지막으로 사랑방 활동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전에도 사석에서 고백한 적도 있는데요.. 저는 한동안 인권활동가들을 오해한 적이 있었거든요. 인권활동가들은 주로 인권침해의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그런 오해와 편견 말이에요.

그러다가 공단노동자들의 권리 찾기를 위한 활동에도 아주 열심인 사랑방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많이 참회(?)했었어요. 아, 인권과 노동권은 한 울타리 안에 들어있는 문제였구나..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이 동지들과 나도 참 자주 만나겠구나 하는 기분 좋은 예감도 들었고요.ㅎ 아무튼 정말로 존경하고 애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