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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인 인터뷰

지역에서도 인권이 꽃필 수 있길! 중학교 때 큰 영향을 받은 나의 ‘운동권’ 선생님

노혜영 님과의 인터뷰

사랑방 활동을 처음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연락드렸던 분 중 한 분이 중학교 때 선생님이었어요. 거의 연락을 드리지 못하다가 몇 년 만에 비로소 연락을 드렸지요. 왜 그랬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사랑방에서 일하게 됐다고 자랑하고 싶어서였던 것 같아요. 그게 내가 선생님을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또 선생님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내가 지지받을 수 있는 일이라고 여겼던 거겠죠. 선생님은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났어요. 클럽활동 연극반 선생님. 선생님이 담임을 맡았던 2학년 형들 교실에 가보면 온통 ‘참교육’ 책받침, 필통, 손수건 등 ‘신기한’ 물건들로 가득했죠. 그때 선생님께 배웠던 노래 <아침이슬>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그리고 2학년 때부턴 국사 시간마다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어요. 약간 긴장된 얼굴로 바깥 눈치를 살피면서 해주었던 ‘제주 4.3 항쟁’에 대한 이야기, ‘동학농민**’를 ‘동학농민봉기’로 고치라고 했던 말, 그리고 소설 <태백산맥>을 꼭 한번 읽어보라며 소개해줬던 짧은 에피소드...왠지 비밀스럽고 일탈적으로 느껴지면서도 선생님의 열정이 느껴져 나마저도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ㅎㅎ 선생님의 소개로 친구들과 함께 성당에서 영화 <닫힌 교문을 열며>를 보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선생님과 뭔가 비밀스러운 경험을 공유한 듯한 기분~ 이런 게 ‘동지애’ 아니었을까요?ㅋㅋ 당시 첫해 뵌 이후로는 전교조 활동 때문에(아마도) 학급 담임을 맡지 못하면서 교무실에 자리도 갖지 못했던 선생님.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 대해 한 번도 우리에게 말씀하신 적 없지만, 우린 다 눈치 채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동지애’는 더 애틋해지고...^^; 한동안 선생님을 마음에만 담아두고 있다가 사랑방 활동하면서 다시 연락을 드렸을 때 반가워하시는 선생님 반응에 다시 중학교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멀리 있는 선생님을 한 번 찾아뵙지도 못했지만, 뭔가 이어져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과거의 ‘동지애’ 때문일까요? ^^ 
선생님은 지금 경남 양산에서 아이들과 함께 역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양산 역사교사모임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해요. 사랑방 후원인으로서 노혜영 선생님과 사랑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 선생님, 사랑방을 언제부터 알게 되셨나요?
사랑방을 알게된 건 아주 오래 전부터였어. <한겨레> 신문 등 언론에서 이름을 보게 되면서 알게 되었던 것 같네. 그러다가 석진(돌진)이와 연락하면서 석진이가 사랑방에서 일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더 관심을 갖게 되었지. 2005년에는 양산 전교조 지회에서 일을 맡게 되었는데, 전교조 지회 사업으로 인권강좌를 기획하면서 사랑방에 특별히 더 관심을 갖게 되었어. 당시 배경내 씨가 와서 강연을 해줬어. 
양산은 지방도시라 아직 학생단체가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분위기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차원에서 인권강좌를 기획하게 됐고 사랑방에 강연을 부탁하게 되었지. 요즘에는 학생인권에 관해서 어떻게 사업을 풀면 좋을까 고민하면서 참고하려고 사랑방 인터넷 홈페이지에 찾아가보게 돼. 

◇ 학교에서는 교사로서 학생인권에 대한 고민이 좀 이야기되고 있나요?
우리 학교는 그래도 두발 문제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좀더 자유로운 편이야. 그래도 교사도 모르게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많지. 의도하진 않았더라도 아이들에게 언어로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체벌은 거의 없는 편이지만, 언어적으로 자잘하게 작은 말들로 인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부분들이 아직은 많지. 또 아이들의 의견을 묵살하는 경우도 있고. 학생인권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이 학교에 거의 없다는 것도 어려운 점이야. 학생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나서줘야 할텐데...

◇ 학생인권 관련해서 학교에서 하고 있는 활동이 있다면 좀 소개해주세요.
강좌 이외에는 특별한 활동을 만들진 못하고 있어. 그래도 매년 가을쯤에 고등학생들, 교사들이 위주가 되어 인문학 강좌를 하고 있긴 해. 처음엔 인권강좌로 출발했는데, 인권강좌로 매년 내용을 채우기 쉽지 않아서 인권과 인문학 강좌를 함께 하면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 아직 크게 활성화되지는 못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이라 강사들을 초청하기 어려워서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어.

◇ 사랑방에 기대하는 점이 있나요?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바뀌는 게 중요해. 학교에서 교사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지. 하지만 지금 교사들의 인권의식은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고 할 수 있어. 그래서 사랑방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권강좌 같은 것을 연수 형태로 해보면 어떨까? 방학 기간에 하면 좋겠지.
또 예전에 학생과라고, 지금은 인성교육부라고 하는데 인성교육부 교사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교육이나 자료도 필요한 것 같아. 이 교사들이 학생들의 인권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으니까. 인성부장 교사 중에도 잘 하고 싶어 하는 교사들이 있고, 그런 교사들을 위한 자료도 있으면 좋겠지.

◇ 아무래도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어려운 점이 많지요?
인권운동도 그렇고 굉장히 서울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여긴 너무 멀어서 강좌를 하더라도 강사를 섭외하기가 너무 힘들어. 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늘 바빠 보이니까 쉽게 초청을 하기도 어렵고...또 지역에서는 그런 인력풀이 넓지 않으니까. 사랑방 같은 단체에서 지역에서 연락이 오면 사랑방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른 단체 활동가들도 연결시켜줄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해줄 수는 없을까.

선생님께서 불러주신다면, 제가 꼭 가고 싶네요. 불러만 주세요. 항시대기.ㅋㅋ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꼭 찾아뵙도록 할게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