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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인 인터뷰

사랑방이 잘 살아났으면 좋겠어요

사랑방이 잘 살아났으면 좋겠어요
이자호 님과의 인터뷰

이번 호에서는 국립재활원에서 공중보건의로 일하시는 이자호 님을 인터뷰했어요. 영화와 만화를 좋아하시고, 여러 단체들을 많이 후원하시는 분답게 목소리도 만화의 주인공처럼 경쾌하셨답니다. 사랑방 같은 단체가 망하지 않고 계속 살아남았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많이 얘기해주셨어요. 이자호 님이 지금 하고 계시는 활동도 더 잘 되기를, 건강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리: 명숙(돋움활동가)



@ 사랑방 후원을 오래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부터 어떻게 하 되셨나요?
잘은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전공의 시작하면서 하게 된 거 같아요. 돈 벌기 시작하면서죠. 인권운동사랑방은 학교 다닐 때, 학생회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집회가면 만나기도 해서... 좋은 일 하는 단체 같은 데 없어지면 안 되니까 후원했어요.

@ 그러면 후원을 여러 곳에 하실 것 같은데..
맞아요. 행동하는 의사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메디피스 등등에 하고 있어요.

@ 주소가 여수여서 전화를 했는데 아직도 여수에서 공중보건의를 하시나요?
아니요. 올해 5월에 서울에 있는 국립재활원으로 옮겼어요. 내후년 4월까지 공보의를 해요. 좀 길지요.

@ 국립재활원에서 공중보건의를 하면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소속이 ‘공공재활의료지원과’ 팀장이에요. 제 이름으로 입원환자와 외래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기본적인 업무이고 그 외에 ‘공공재활’에 관련된 보건소 지역사회중심재활사업이나 막 시작된 권역재활병원의 틀을 만드는 일 같은 재활정책 일도 하고, 연구도 조금하고... 그렇습니다.

@ 사랑방이 내년이면 설립 20주년이 되는데요. 사랑방 활동을 보며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없으신가요?
옛날에는 인권단체가 별로 없었지만 지금은 많이 생겼잖아요. 인권운동도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니까 사랑방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사랑방이 센터 같은 중앙의 역할은 아닐테고, 그렇다고 다양하게 다 다루기도 어려울 테고..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 그래서 사랑방은 요즘 그동안 걸어온 길을 평가도 하고 이후에 어디로 방향을 잡을지도 논의하고 있답니다. 사랑방 활동 중 관심 가는 활동이 있나요?
매주 발행되는 인권오름을 보고 있어요. 물론 자세히 읽지는 않지만요. 그걸 보면 활동이 조금 보여요. 강정해군기지 반대활동도 대응했던 거 같고, 주거권 관련 활동도 했던 게 보여요. 이명박 정권 들어서 많이 힘들고 위축됐을 텐데, 어떤지, 망하지 않고 있는지가 더 걱정이에요. 자꾸 망한다고 표현해서 죄송해요, 세월이 하 수상해서 정부 지원이 줄어든 단체도 많잖아요. 물론 사랑방은 정부 지원을 받지는 않을 테지만. 하여간 망한다는 게 재정문제도 있지만 활동의 결의가 모아지지 않거나 활동가가 줄어드는 것도 포함되는 것이니까. 잘 살아났으면 해요.

@ 사랑방이 후원인을 많이 못 챙기는 편인데, 어떠셨나요?
서운한 마음은 없어요. 왜 나에게 이런 것을 보내주지라는 의아한 마음도 없구요. 아마도 다른 후원인들도 그럴 거에요. 오히려 사랑방에서 보내주는 소식지나 자료를 꼬박꼬박 챙겨보지 않아 미안하지요, 하지만 책상을 정리하면서 가끔 여러 권을 한꺼번에 읽어요. 특히 섬에서 공중보건의할 때 용산관련 엽서와 자료를 보내주실 때 많이 감동받았어요. 세상과 끊기지 않았다는 느낌이었거든요. 아무래도 멀다보니까 세상소식을 못 듣잖아요.

@ 공중보건의는 덜 힘든 편인가요?
공중보건의 자체가 힘들다기보다 이곳에서 제가 하고 싶은 분야의 일을 하다 보니 일이 늘어나네요. 베트남 장애아동 실태조사/지원 사업에 참여하기도 하고, 건강형평성 연구모임에서 공부도 하고요. 공중보건의가 의사들에겐 일종의 덤과 시간 같은 거니까, 남은 1년 반동안 내가 재활의학이라는 전공을 살려서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열심히 찾아보고 싶거든요.

@ 그럼 많이 힘들 텐데 어떻게 이겨내시나요? 나만의 휴식법을 소개해주세요.
이겨낸다기보다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하고 술 먹으면서 풀어요, 사람만나면 힘이 나요. 옛날에는 심야 영화 많이 봤는데, 요즘은 밤새 상영하는 영화관이 없어 집에서 많이 보죠. 물론 요즘도 대학로에서 밤 12시에 하는 영화 보러가기도 해요. 학생 때부터 다니던 만화방 가서 만화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만화방이 많이 사라져서 아쉬워요. 만화방에서 라면 먹으면서 주인아저씨랑 수다 떠는 것도 재미있거든요. 계속 그 자리에 있어줬으면 하는 것은 사랑방이랑 똑같네요.

@ 끝으로 사랑방 활동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 있으면 해주세요.
아는 분보다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아서 사랑방하면 이제는 내 그 누군가가 떠오르기보다 좀 더 객관적인 단체가 된 느낌이지만, 그 안에 계신 활동가 분들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아직까지 가장 필요한 인권이라는 화두를 잡고 앞으로도 활동해 나가실 것이라는 믿음은 늘 갖고 있습니다. ‘후원인’도 저같이 더 관심 갖고 행동하지 못해서 늘 마음속에 미안함과 지지를 보내는 사람 한명 한명이 그 안에 있다는 것을 믿고 힘내주셨으면 합니다. 20주년 행사에는 꼭 참석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