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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의 한달

사랑방의 한 달 (2014년 4월)

1/4분기 총회에서 2013년을 돌아보며 2014년 방향을 논의해

3월 15일 1/4분기 총회가 열렸습니다. 20주년 워크숍의 결과로 작년 과도기적 조직 개편을 했는데, 앞으로 사랑방 활동과 운영을 어떻게 해나갈지 잘 이야기 나누기 위해서는 과도기라 표현했던 지난 1년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원래 2월로 예정되어 있던 총회를 한 달 연기하여 진행한 것이었어요. 대중의 힘을 변혁적으로 조직하는 인권운동을 우리의 푯대로 삼자고 결심했는데, 우리의 활동과 고민은 그 푯대에 가까웠을까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돌아보니 나아가야 할 것도 좀 더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총회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을까 궁금하시죠? <활동이야기>를 봐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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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뒤풀이 모습

그동안 1/4분기 총회는 활동가 배치 논의가 주요하게 되는 자리였는데, 팀별 체계를 해소한 지금 어느 정도로 배치 논의가 진행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도 나누었어요. 이번 총회에서는 우선 총회 선출직인 집행조정과 반성폭력 위원만 결정했습니다. 올 한해 집행조정은 민선이, 반성폭력 위원은 미류, 정록, 호연이 맡게 되었습니다. 그밖에도 활동, 그리고 사랑방이 굴러가는데 필요한 여러 업무들도 새로 분담했는데요, 상반기 총무는 미류, 인권오름 편집인은 훈창이 맡기로 했습니다.

평가와 방향 논의로 뜨거웠던 이번 총회는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는 자리라 더 기쁜 시간이었어요. 새로운 상임활동가 초코파이와 함께 사랑방이 더 너르고 깊게 활동을 일궈가길 기대해주세요.

임금교육 두 번째 자리가 있었습니다.

(활동이야기에 소개되었듯) 3월 17일 임금교육 첫번째 시간에 이어 3월 31일 임금 관련 두 번째 교육이 사랑방에서 있었습니다. 노동자운동연구소의 박준도 활동가가 “공동 노동자 임금요구안 조사 결과를 통해 본 노동자의 삶”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본주의에서 임금의 의미는 무엇이고, 노동조합과 임금투쟁의 관계는 어떠하며, 최저임금제도의 성격과 그동안 노동운동에서 최저임금 문제가 어떻게 논의되고 실천되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서울, 경기, 대구, 부산 지역 공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금인상 요구안 조사 결과를 통해 현재 공단 노동의 실태와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공단 지역 저임금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고정급 기준 105만 6천이라고 합니다. 이 임금은 2인 가구 기준 법정최저생계비 1,461,347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이에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희망액과 최저생계비를 근거로 해서 월급 40만원 인상 요구안이 논의되었고 이를 노동자들과 함께 진행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공단 지역 노동자들의 저임금 장시간노동 현실에서 인권의 문제로 어떻게 노동자들과 함께 임금 얘기를 할 수 있을지 사랑방에서도 논의를 계속하려고 합니다.

공단 노동자 임금 40만원 인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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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요구 기자회견

전국 4개 공단에서 진행한 임금실태 및 희망임금 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금 인상 요구안을 만들었습니다. 한 달 40만 원 임금 인상은 엄청난 요구인 듯도 느껴지지만, 공단 노동자들의 임금실태를 보면 절대 과하지 않습니다. 법원이 파산 신청을 받아들일 때 3인 가구 기준으로 삼는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임금이기도 하니까요. 공단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에 정한 주 52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에 혹사당하는 이유도 저임금입니다. 누군가 자신의 몸을 해치도록 강요하는 임금 수준을 사회가 내버려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3월 18일 경총 앞에서 공단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경총은 매년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면 중소영세기업들이 망한다는 앓는 소리를 합니다. 하지만 중소영세기업을 망하게 하는 것은 대기업들이지요. 경총의 거짓말에 압류당해 온 저임금 노동자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들을 벌여가려고 합니다.

세계는 후쿠시마에서, 한국은 밀양에서 탈핵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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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중단 촉구 1인 시위 모습

지난 3월 11일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3주기였어요. 많은 나라들이 후쿠시마 이후 탈핵으로 에너지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데, 박근혜 정부는 2013년까지 16기 신규 원전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신고리 원전 가동을 이유로 밀양에서 폭력적으로 송전탑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인데, 후쿠시마를 기억하며 이날 밀양 송전탑 공사 중단과 탈핵을 요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많은 분들이 한전 지사 앞, 거리 곳곳에서 1인 시위로 함께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그리고 3월 14일은 밀양주민 고 유한숙 어르신이 돌아가신지 100일이 되는 날이었어요. 고인의 죽음에 대해 왜곡하면서 어떠한 사죄도 하지 않고 있는 경찰과 한전에 항의하기 위해 유족 분이 상경하셨지만, 눈 하나 깜짝도 하질 않네요. 겨울마냥 차가운 바람이 불던 날 열린 추모제에서 밀양을, 밀양 사람들을, 밀양의 싸움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나눈 따뜻한 위로가 다시 불의에 맞서는 힘이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밀양 구술 프로젝트, 4월에 책을 내려고 합니다

밀양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려고 시작한 구술프로젝트가 조금 바쁜 걸음을 내딛고 있습니다. 5월경 책으로 내는 것이 목표였는데, 조금 더 서두르려고요. 밀양 송전탑을 막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들리지 않게 되면서 주민들의 외로움이 더욱 커지는 듯합니다. 마을마다 열심히 싸웠던 분들이 지치기도 하고, 이때를 노려 농성장을 철거하겠다는 경고장들이 날아오고 있습니다. 부조리한 세상에 맞서 우리가 함께 해야 할 사람들이 여전히 밀양을 살아가고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입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이길 때까지 싸우자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싸우는 사람들은, 이미 이겼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더군요. 그저 어떤 피해를 입었다거나, 억울해서만은 아닌 것이지요.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다가 문득 맞닥뜨리게 된 세상의 폭력은 너무나 거대한 것이라, 맞서 싸우기보다는 등 돌리고 따르는 것이 더 편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짓밟힐 수 없는 삶과 이웃과 마을과 꿈을 지키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이미 그/녀들은 세상에 이기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래서 그/녀들을 통해 세상을 만난 우리의 역할은 그 작지만 큰 승리가 모두의 승리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프로젝트 재정 마련을 위해 개설한 소셜펀치는 후원 마감 전 모금목표액을 넘겼습니다. ‘밀양의 친구들’은 탈핵축제에서 모금한 돈을 후원해줬고, 인권재단 사람은 인권활동 지원 119기금을 프로젝트에 지원해주었습니다. 구술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는, 책에 대한 기대이기보다는 밀양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마음들에 따뜻하면서도 단단하게 가 닿는 책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UN인권이사회에서 거짓만 늘어놓은 인권위 규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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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규탄 기자회견 모습

얼마 전 열린 UN인권이사회에서 지난해 방문했던 인권옹호자특별보고관의 보고서 내용에 대해 거짓말만 늘어놓으며 사실을 왜곡한 인권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3월 25일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렀기에 진실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2010년 겨울, 무자격자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점거농성을 했던 장애인권 활동가들에게 엘리베이터 운행 중지, 난방과 전기 중단이라는 반인권적 탄압을 해댄 인권위, 당시 농성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응급차로 실려 나갔고, 폐렴으로 건강이 악화된 한 활동가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이 있었어요. 당시 장애인권 활동가들을 폭력배로 이야기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인권위를 보면서 인간의 얼굴을 지워버린 인권위에 어떤 일말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정 및 처리 건수가 늘었다며 인권위는 자랑스럽게 말하지만, 실상은 이러합니다. 정부 눈치만 살피며 민감한 사안에는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인권위,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과정에서 벌어진 각종 인권침해 상황에 대해 진정과 긴급구제 신청을 했던 밀양 주민들, 애타게 기다려도 나 몰라라 하더니, 진정 건에 대한 첫 입장 표명을 한 게 과도한 통행제한이 인권침해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지요. 6개월이 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가 공사가 진행되어 상황 종료 후에 내린 결정이 고작 이렇다 하니 기가 찰뿐입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권위의 입장 표명 및 사과를 요구하며 공개질의서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인권위는 가로막기에만 급급했습니다. 한 시간 넘게 실랑이를 한 끝에 공개질의서를 전달할 수 있었어요. 언제쯤 인권위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차별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 토론회가 진행됩니다.

지난 8월부터 불안정노동철폐연대와 함께 진행한 차별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 연구작업이 드디어 마무리 단계에 돌입해 토론회와 소책자 발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6개월동안 인터뷰와 논의를 진행하며 생긴 고민들을 4월 10일 저녁 7시 민주노총 15층에서 여러사람들과 나누려 합니다. 토론회와 이후 나올 소책자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