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아그대다그대

내 인생의 9

어쓰

9월. 바람이 선선해지고 하늘이 높아져서 좋고, 긴 추석 연휴가 있어서 또 좋다. 가을을 맞이하는 기분도, 한 해의 마무리를 내다보는 마음도 나쁘지는 않다. 8월은 덥고 10월은 추우니 그 사이에 있는 9월의 날씨가 가장 쾌적한 것은 당연하다. 꼭 내 생일이 있는 달이라서가 아니라, 9월을 좋아할 이유가 이렇게도 많다.

정록

9라는 숫자도 9월도 나에겐 별 인상이 없었는데, 최근에 9.24 집회 이야기를 많이 하다보니 게다가 기후운동의 달력사업이라고 다들 이야기하니 이제 9월이 예사롭지 않다. 앞으로는 달력사업이 아니라, 정세적인 투쟁이 되길!

대용

좋아하는 색, 좋아하는 숫자 이런 거 생각하면서 살지 않았는데 숫자는 조금 바뀌었다. 타로카드를 주변에서 봐줄때 살펴보니 1부터 10까지 숫자마다 의미가 있는데 1을 새로운 시작으로 10을 완성이자 새로운 출발의 예비 같은 느낌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어떤 종류의 카드든 9가 나오길 바란다. 내가 질문하고자 하는 일이 새로운 시작을 앞두었거나 출발의 단계가 아니라 충분한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 직전, 결말에 가깝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끄적이다보니 9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타로카드를 앞두고 하는 질문의 종류가 늘 고난이라 생각하기 때문일까? 싶은 마음도 든다.

다슬

예전에는 9를 참 좋아했다. 9보다는 10. 19보다는 20이 더 크고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이제는 9라는 숫자는 부담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9에서 10이 되면 앞자리가 바뀌는 만큼 뭔가 더 잘해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멜로가체질>이라는 드라마에서 '서른되면 괜찮아져요'라는 드라마 속 드라마 제목이 생각난다. 사실 9든 10이든.. 그닥 큰일이 일어나는 건 아니라고 말해주는 게 아닐까.

민선

990원으로 끝나는, 9가 들어간 가격에 혹 하고 잘 넘어가버리는 이 소비습성... 바꿔야 하나...

미류

9=3X3 한국 사람들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세 번을 그렇게 좋아한다는데, 그 삼세번을 삼세번 하는 9라는 숫자는 얼마나 평범하면서도 비범한지...

내 인생의 숫자 9라면 역시 밴드 '9와숫자들' 2019년에 나온 <서울시 여러분> 앨범 다들 꼭 들어보셨으면.

가원

9월은 추석이 있는 달, 그 즈음 티브 광고에서 재현하는 화기애애한 가족 모임의 모습은 내 현실에 비춰 볼 때,너무 다르다는 느낌.

해미

1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 100도가 되어야 물이 끓는다, 10000시간의 노력이 성공의 기회를 만든다 등등. 9가 10으로 넘어가며 단위가 바뀌는 순간 무언가 대단한 일이 일어날 것 같고, 또 일어나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9의 자리에 서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사랑방은 8월부터 9명의 사람들이 함께하게 되었다. 그리고 태어난 지 29년, 9라는 숫자를 지나고 있다. 부디 29라는 숫자가 지난 0,1,2,3,4,5,6,7,8을 충분히 돌아보는 정류장이 되길! 사랑방은 30보다도 더 큰 숫자를 향해 가고 있으니까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