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2면발행, 일·월요일 제외)

창간 1993년 9월 7일 


2003년 7월 23(수)
제 2382 호
발행처 : 인권운동사랑방
편집인 : 배경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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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기사 제목>
1. 높은 진료비로 '집안 휘청' 여전
2. 청구성심병원 특별근로감독 시작
3. [연재] 국가인권위원회 들여다보기
  일률적 지문날인제도 - 외국인에는 제한 요구, 내국인에는 "입장없다"?
4. 한기총, 동성애자 죽음에 '애도 표명'마저 거절


  

높은 진료비로 '집안 휘청' 여전

보건의료노조 조사결과, 환자 부담률 절반 가까이 이르러

총 진료비가 500만원 이상인 환자의 경우, 절반 가까이를 본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돼 의료의 공공성이 여전히 확보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보건의료산 업노동조합(아래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윤영규)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12개 병원 500만원 이상 고액진료비를 낸 환자 25명에 대한 '진료비 부담내역 및 비급 여 항목'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총 진료비 중 환자본인부담률은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병 원이 44.2%, 민간병원이 40.4%, 공공의료기관인 지방공사의료원의 경우에도 24% 에 달했다. 환자부담에 대한 법정급여액이 20%인 점에 비춰볼 때, 지방공사의료원 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들의 경우 절반 가까이를 환자가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또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조사 결과, 종합병원 입원환자가 2인실에서 한 달간 입원했을 경우 병실료와 식대로만 195만원 가량을 지불하고 있 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와 관련한 필수 항목인 수술료, 마취료, MRI, 초음파 등 까지 포함하면 환자 부담은 이를 훨씬 넘어선다.

이는 정부가 의료의 공공성을 방기한 채 개인 부담만을 가중시키고 있는 데 원인 이 있다. 지난해 정부는 환자 본인부담금에 대한 보상 기준을 '월 100만원을 넘는 경우 초과금액의 50%를 보상하던 것'에서 '월 120만원이 넘는 경우'로 변경, 환자 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술료, 마취료 등 비급여 항목을 보험 혜택을 받 을 수 있는 급여항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보건의료노조의 주장이다. 정부가 보험혜택의 범위를 확대하고, 환자 부담률을 최소 25%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 다.

최근 보건복지부도 환자본인부담금을 300만원 이내로 제한하는 '본인부담상한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보험혜택 항목 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병실료, 수술료, 식대 등이 모두 비급여 항목으로 돼 있는 상황에서 '본인부담상한제'의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는 월 946만원 이상을 납부하 는 소수에 한정된다. 보건의료노조 양건모 의료개혁위원장은 "보험급여 항목의 확 대는 물론 본인 부담 상한액을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식] <기사 처음으로>



청구성심병원 특별근로감독 시작

대책위, '병원 면죄부 줄까' 우려…사측, 조합원 악선전까지

22일, 청구성심병원(이사장 김학중)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이 시작됐다. 노동부 서울서부지방노동사무소(아래 서부사무소) 감독관 7명이 투입된 이번 특별근로감독은 25일까지 4일간 실시된다.

청구성심병원 노조는 한 때 180명에 달했던 조합원이 19명으로 줄어들 정도로 지 난 7년간 극심한 노조탄압에 시달려왔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9명이 직장내 집단 따돌림 등으로 인한 정신질환을 이유로 지난 7일 집단 산재를 신청했고, 노동건강 연대·민주노총 등 13개 단체가 대책위를 구성한 바 있다.<본지 2003년 7월 8일자 >

이날 병원 앞에서 개최된 '청구성심병원에 대한 철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 및 책 임자 처벌 촉구대회'에서 대책위는 "이번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일상적으로 자행된 조합원에 대한 감시와 통제, 욕설과 폭행, 집단 따돌림, 업무 트집잡기, 승진 차별 등 숨겨진 부당노동행위와 인권탄압 실태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 특별근로감독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청구성심 노조 최윤경 지부장 직무대행은 "98년에도 서부사무소의 특별근로감독이 있었지만, 감독관이 노조원들과 면담조차 하지 않는 등 허술하게 진행됐다"며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노무법인 참터 김태영 노무사도 "서부사무소는 98년 식칼 테러 이후 계속된 부당노동행위를 막지 않아 조합원들의 정신질환까지 불러오는 업무태만을 저질러온 셈"이라며, 병원 측에 면죄부를 주는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을 까 우려했다. 김 노무사는 2000년 롯데호텔 성희롱 특별근로감독의 경우처럼, 관할 지방노동사무소가 아니라 다른 지역 감독관으로 구성된 특별근로감독이 필요하다 고 제안했다.

게다가 이날 병원 안에서 열린 대책위와 근로감독관의 면담 자리에 그동안 청구성 심병원을 담당해온 감독관이 참석해 대책위 측으로부터 "조사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항의를 받았다. 서부사무소 측은 "사건 경과를 잘 알고 있는 담당 감독관이 특별감독관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기 위해 간 것일 뿐 조사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렇게 특별근로감독까지 시작되는 와중에도 사측은 조합원들에 대한 악선전을 멈 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직무대행에 의하면, 사측은 "정신질환으로 산 재 인정을 받으면 간호사 면허가 박탈된다"는 말을 퍼뜨리고 있고, 일부 관리자들 은 산재 심사 과정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간 비조합원들에 대해 "조합원들이 비조합원을 고소·고발해 간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려 노-노 갈등을 조장하고 있 다.

한편 산재 인정 여부는 근로복지공단이 위촉한 '자문의 협의회'가 열리는 25일 이 후 판가름날 전망이다. [강성준] <기사 처음으로>


  

[연재] 국가인권위원회 들여다보기

일률적 지문날인제도
   외국인에는 제한 요구, 내국인에는 "입장없다"?

외국인 지문날인제도 관련해 법무부가 법 개정작업에 착수하자, 국가인권위원회(아 래 인권위)가 이에 대한 의견을 제출했다. 외국인에 대한 지문날인을 규정하고 있 는 법 조항은 출입국관리법 제38조 1항(아래 지문조항).

법무부는 이 지문조항의 1호를 삭제해 등록외국인에 대한 지문날인제도의 폐지를 골자로 하는 개정안을 지난 3일 법제처에 제출했다. 지문조항 1호는 '1년 이상 체 류하는 20세 이상의 외국인으로서 외국인등록을 필한 자'에 대해서 일률적으로 지 문날인을 강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인권침해 논란이 있는 지문날인제도 를 등록외국인에 대하여 원칙적으로 폐지하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또 인권위는 지문조항 2∼4호까지 대폭 손질해, 강제퇴거명령을 받거나 다른 법률 을 위반해 수사를 받고 있는 외국인만을 지문날인 대상자로 명확히 특정하라고 주 문했다. 현 지문조항 2∼4호는 △대한민국의 안전이나 이익 △신원이 확실하지 않 은 자 등 추상적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자의적 해석을 가능케 하고 있어 '입법의 명확성 원칙'에 반한다는 것이 인권위의 입장이다.

명확성의 원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모든 입법에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원리다. 이 처럼 외국인 지문날인제도에 대해 인권위가 명확성의 원칙을 요구한 것은 외국인 에 대해 일률적 혹은 자의적으로 지문날인을 강제하는 것은 인권침해이므로, 부득 이하게 지문날인이 필요한 외국인을 '명확히' 특정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돼야 한다.

이에 따르면 만17세 이상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강제되고 있는 내국 인 지문날인제도 역시 당연히 인권침해다. 인권위도 결정문에서 "외국인의 지문날 인제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신체의 자유, 프라이버시권 등과 관련되어" 있고, "외국인에 대해 지문날인이라는 불이익을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위는 이러한 해석에 동의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이번 결 정의 빛을 바랬다. 인권위 법제개선담당관실 장영아 씨는 "이번 결정은 (지문날인 제도의 인권침해성이 아니라) 법치국가의 원리인 명확성 원칙에 근거한 것"이라며, "현재 인권위는 지문날인제도 자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외국인 지문날인제도에 대해서는 명확성의 원칙을 요구한 인권위가 내국인 지문날인제도 자체에 대해 입장이 없다는 모순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99년 헌법소원, 02년 열손가락 지문원지 반환소송, 그리고 지난달 인권위 진정. 이 처럼 전국민 지문날인제도를 폐지하라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는 마당에 인권위는 더 이상 입장표명을 유보해서는 안 된다. [범용] <기사 처음으로>



한기총, 동성애자 죽음에 '애도 표명'마저 거절

동성애자 인권문제 껴안는 교회 변화 절실

지난 4월말 자살한 동성애자 윤현석 씨의 죽음과 관련, 기독청년단체들과 동성애 자인권연대로부터 공식 사과를 요구받아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아래 한기총)가 끝내 이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들 단체들은 지난 4월초 '동성애는 창조질서에 대한 도전이며 가정 붕괴와 에이 즈 등을 초래한다'는 내용의 한기총 성명서가 가톨릭신자였던 윤현석 씨의 죽음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한기총의 사과를 요구해왔다. 지난달 23일과 이달 9 일 한기총 관계자와 2차례 만남을 갖고 유감이라도 표명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한기총을 이를 거부했다. 단체들은 또 동성애 관련 공개 토론회를 열어 상호이해 를 높이자는 제안도 했지만, 한기총은 이마저도 '공개토론회를 할 만큼 한기총 내 에 입장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

이에 22일 한기연 등 4개 기독청년단체와 동성애자인권연대는 한기총이 자리한 종 로5가 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하는" 입 장을 고수하며 유감 표명마저 거절한 한기총의 각성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한기총 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보고, 동성애자 인권문제를 껴안는 교회의 변화를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한기연 김바울 대표는 "윤현석 씨의 죽음 이후 한기총 대응 활동을 전개해 오면서 동성애자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는 기독교인들이 증가했다"며 "넓어진 인식의 지반 을 바탕으로 교계 내에서 동성애자 문제를 더욱 공론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 다. 김 대표는 또 "우리의 이러한 활동이 지금도 신앙과 자신의 성적 정체성 사이 에서 고통받고 있는 분들께 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신이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 동성애자인권연대 정욜 대표 역시 "동성애자들이 정 체성 문제로 고민하다 마지막으로 신앙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 교회가 이들을 오히려 밀어내고 있는 형국"이라며 교회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기총 김청 홍보국장은 "한기총이 발표한 성명서는 청소년유해매체 심 의기준에서 '동성애'를 삭제토록 권고한 국가인권위를 대상으로 한 것이지, 동성애 자를 정죄하려는 뜻은 없었다"면서도 공식 사과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국장은 또 "향후 동성애에 관한 신학적 정립과 선교대책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 고 보지만, 성명에서 밝힌 원론적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하는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밝혔다. [배경내] <기사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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