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해고·테러 … 민주노총 총력대응
한국타이어(대표이사 홍건희, 충남 신탄진 소재)의 노동자 탄압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강제잔업과 비인간적인 감시․통제, 부당 해고 및 폭력테러 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어 왔으며, 이와 관련 25일 현재 해고자 4명이 회사정문 앞에서 열흘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과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등은 한국타이어 대책반을 구성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오는 28일 한국타이어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타이어의 실상에 대한 홍보작업과 항의방문, 진상조사단 구성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또 7월 5일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주노조 파괴, 폭력탄압사례 고발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다.
해고자 4명 열흘째 단식농성
현재까지 한국타이어에서 해고된 노동자는 21명이며, 이 가운데 노조민주화운동이 본격화된 95년 이후의 해고자만 18명에 달한다. 해고자들은 모두 「한국타이어 노조민주화추진위원회」(노민추)회원이며, 특히 95년에는 전구환 씨가 테러를 당해 18주의 진단을 받는 등, 회원들에 대한 폭력이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노민추측은 “96년 해고자를 도와주던 한 여성노동자가 회사측 고용인들에 의해 강간을 당하고, 수배자의 아내가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밝혔다.
노민추 활동과 관련해 최근 부산으로 발령을 받았다는 김 아무개 씨는 “불만이 있어도 표현할 수 없고, 동료끼리도 믿고 이야기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회사다. 지난해 10월 검사과의 한 노동자는 이를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강제잔업을 거부하면, 근무평점을 낮춰 인사위원회에 회부시킴으로써 결국 회사에서 내쫓기게 된다”며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고 토로했다.
강간, 성추행도 서슴치 않아
지난 16일부터 해고자들의 단식농성이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현장 노동자들 사이엔 별다른 동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단식농성 시작 이후 회사측에서 각 과별 단체회식과 야유회를 갖는 등 적극적으로 농성자와 현장노동자 사이를 분리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노민추 회원 김 씨는 “회사 정문에 무비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조합원들이 농성장 근처에 함부로 접근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국타이어는 종업원 수가 3천5백여 명에 이르는 대전지역 최대의 사업장으로서, 신탄진 지역경제를 주도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노민추측은 “95, 96년에 걸친 폭력테러사건 및 강간․성추행 사건이 검․경에서 모두 무혐의 처리되고 강도 높은 노동탄압이 무마된 것엔 회사측의 강력한 영향력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