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성명서 요약> 영화 <거짓말>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


영화 <거짓말>이 검찰에 고발됨에 따라 검찰은 등급분류위원회 위원들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곧 영화제작사 관련자들까지 소환할 예정이다. 이러한 사태전개와 관련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가 19일 발표한 성명의 주요내용을 발췌 소개한다<편집자주>.


일부 시민단체가 시민사회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영화 <거짓말>에 대해 음란물을 제작 유포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은 유감이다. 음대협은 예술성과 음란성에 대한 시민사회의 논의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그 관계를 규정한 채 <거짓말>을 검찰에 고발했다.

우리는 음대협과 달리 <거짓말>을 음란물로 보지 않는다. 일부의 성도덕에 반한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의 성적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시민사회의 성숙된 모습이 아니며 서로의 견해차이는 존중되어야 한다. 한 사람에게 음란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자연스러운 욕망의 표출일 수 있다. 또한 문화적 생산물이 음란성을 띤다고 해서 그것을 제작 유포한 사람을 처벌하라고 고발하는 것은 문화적 태도가 아니다.

우리는 또 <거짓말>이 극장에서 상영된다는 점을 중시한다. <거짓말>은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으며, 극장에서만 상영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우리는 <거짓말>에 대한 검찰 고발과 조사는 문화예술, 성문화, 청소년문화에 대한 우리사회의 공론을 호도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우리사회는 지금 다양한 형태의 문화적 욕구의 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자아실현, 인권존중, 참여민주주의 실현, 욕망의 표출 등 억압되었던 인간적 욕구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보수적 시각에서 보면 사회적 혼란과 도덕적 문란으로 보일지 모르나 오히려 새로운 문화적 역량이 형성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계기로도 작용한다.

검찰은 음대협의 고발장을 접수한 후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등 대응의 신속성을 보였다. 이런 대응이 과거 파시즘적 국가권력이 문화계를 황폐화시켰던 방식을 재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견과 제안을 제출한다.

1. <거짓말>에 대한 검찰고발과 조사를 종식해야한다. <거짓말>을 제작하고, 유포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실천하는 것이며, 관객이 그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적 권리인 알 권리, 볼 권리를 실천하는 것이다.

2. 우리는 '음란성'을 주제로 한 토론의 장을 마련할 뜻이 있으며, 표현의 자유와 시민의 도덕성을 다 같이 존중하는 문화정책의 기본 골간을 만들기 위한 협의의 장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