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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소중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2000. 5/ 작은것이아름답다 지음/ 마가을 펴냄/ 213쪽

월간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김은주․박경화․이혜영 세 기자가 지난해 한해동안 전국을 누비며 깊숙이 숨어있는 작은 학교 열 곳을 찾아 연재했던 글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져 나왔다. 『소중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경제논리에 밀려 자취를 감추어가고 있는 작은 학교가 시골 아이들과 선생님, 마을 사람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찬찬히 되짚어본 책.

"학교마저 없어지믄 마을은 적막강산이제." 섬의 생김새가 양 날개를 펴고 하늘을 가르는 새 모양을 닮았다는 남해안 조도(鳥島)의 미남분교. 기자들이 그곳을 찾아갔을 때 마을사람들은 작은 학교를 통폐합한다는 정부의 발표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었다. 기자들이 다녀간 후, 들꽃 같았던 아이들, 그 아이들을 산처럼 품어주었던 미남분교에는 결국 자물쇠가 철컥 채워졌다. 이제 아이들은 아침저녁으로 배를 타고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에 다녀야 한다.

이런 식으로 지난해만 930여 개에 달하는 작은 학교가 문을 닫았다. 전국 초등학교의 15%에 달하는 숫자다. 그래서 '소중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 책의 제목은 더욱 역설적으로 다가온다. 아이들의 웃음과 마을공동체를 피워냈던 작은 학교가 사라져 가는 현실 속에서 지은이들은 '소중한 것은 결코 사라져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빚어냈다. 이 책이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에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하는 것이 이들의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