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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논평> 에바다에 민주적 이사회를


장애인 시설 비리 투쟁의 상징으로 자리잡아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에바다농아원 문제가 오는 27일이면 사태발생 4주년을 맞는다. 마지막까지 문제가 되었던 권오일 교사의 수업복귀가 이뤄짐으로써 에바다는 이제 외견상 정상화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외형상의 평온에도 불구하고 에바다농아원, 더 나아가 에바다복지회의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임시 이사회는 구 재단 운영자인 최씨 일가 쪽 이사 5명과 '에바다 정상화를 위한 연대회의' 쪽 이사 2명이 포함되어 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애초 평택시와 연대회의는 민주적 이사 7명과 구 재단 측 이사 6명으로 임시 이사회를 구성할 것을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합의는 아직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 구 재단 측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임시 이사회가 번번이 이사진 개편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최씨 일가는 현 이사회를 고착화시킴으로써 에바다를 다시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에바다 정상화를 위한 최대의 관건은 이사회의 민주적 개편 여부다. 현 이사진 구성을 인정하는 것은 최씨 일가가 합법적으로 에바다에 재입성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이며, 결국 장애인들을 치부의 수단으로 삼아왔던 구 재단측 인사들에게 다시 에바다의 운명을 맡기는 꼴이다. 이제 사태해결의 열쇠를 쥔 평택시는 더 이상 결단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평택시는 구 재단 측 인사들의 압력을 배제하고 조속히 이사회의 민주적 개편을 단행해야만 한다.

에바다 투쟁 4년은 시설의 설립자들이 어떤 범죄에도 불구하고 '영원하다'는 그릇된 신화를 깨는 과정이었다. 나아가 문제 재단의 척결을 통해 시설을 사회화하는 모범을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확인해오는 과정이었다. 에바다 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인 민주적 이사회 구성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