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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의문사법 '서로' 떠넘기기

법사위 책임회피 … 국회 운영위 50여 일째 표류


50일간 국회 운영위원회(아래 운영위)에서 표류하던 '의문사진상규명을위한특별법(아래 의문사법)' 개정안에 대해 운영위가 법제사법위원회(아래 법사위)에서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19일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18일 유용태 운영위원장과 3당 수석부총무들은 의문사법을 법사위에 보내기로 합의하고, 19일 박관용 국회의장에게 이러한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일주일여 남은 국회임시 회기 동안 의문사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여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을지 확실한 전망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태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국회 앞에서 38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의문사진상규명을위한유가족대책위 허영춘 위원장은 "의문사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책임은 국회에게 있다"며 "만약 의문사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때는 입법부작위의 책임을 강력하게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문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표류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법사위의 책임회피를 꼽을 수 있다. 의문사위원회의 조사시한을 없애고 조사권한 강화를 주 골자로 하는 의문사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오세훈 의원 등 61명이 발의했다. 그러나 의문사법을 제·개정하는데 관여해 온 법사위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며 지난 해 두 차례나 개정안을 반려했다. 이에 대해 20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전 상임위원 김준곤 변호사는 "의문사법 개정과 운영에 적극 나서야할 법사위가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며 국회의장과 운영위원회로 거듭 떠넘기는 모습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법사위 거부는 시간을 끌어 의문사법의 자동폐기를 기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의문사법 개정안이 16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하면 올 6월로 2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이 중단돼 풀리지 않은 의문사들은 역사 속에 묻힐 위기에 처해 있다.

한편, 의문사 유가족들은 21일 아침 8시 박관용 국회의장 공관 앞에서 의문사법 개정안을 법사위로 빨리 회부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