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뛰어보자 폴짝] 학생 선수? 꿈나무 선수!

아침 6시 기상 - 준비체조하고 운동 - 점심 먹고 낮잠 자고 - 다시 운동 - 저녁을 먹고 - 숙소로 돌아와 씻기 - 모여서 녹화한 경기 보고 - 잠자기

방학이라 합숙을 하고 있는 초등학교 축구선수 재한이. 이렇듯 재한이의 하루는 운동으로 꽉 차있답니다.

어떤 동갑동무 :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루종일 하니 넌 참 좋겠다. 매일 운동하면 더 건강해지고 말이야!

그래, 나는 네가 좋아한다는 축구를 하루종일 하지. 일어나서 운동, 점심 먹고 또 운동, 저녁에도 축구생각. 하루에 8시간 이상씩 축구연습을 하지. 방학이 끝나고 학교를 다녀도 마찬가지야.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들은, 말 그대로 너희들의 공부지 나와는 상관없지. 너는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니까 축구만 생각하라고 모두들 이야기하지. 하지만 난 가끔 궁금해. 운동만 열심히 하고 있는 나는 정말 건강한 걸까?

어떤 감독님 : 때리고 싶어서 때리는 사람이 어디 있어? 다 너를 위한 사랑의 매인 거지.

많은 감독님이 마음이 해이해졌다며 엉덩이 때릴 때 이렇게 말씀하시지. 많은 코치선생님이 시합에서 졌다고 제대로들 하라고 벌 세울 때 이렇게 말씀하시지. 많은 선배들이 똑바로 운동 안 하고 버릇없다며 기합 줄 때 이렇게 말하지. 하지만 무엇을 위한 시합인거지? 무엇을 똑바로 못한다는 거지? 엉덩이를 한 대 맞는다고 해서, 벌을 받는다고 해서, 나의 마음가짐이 더 다져지고 기량이 좋아질까? 실수하거나 시합에서 졌을 때, 맞으면 정말 잘하게 될까?

어떤 부모님 : 그냥 얻어지는 건 아무 것도 없다구! 이왕 시작한 거니까 이 악물고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니?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멋진 일이에요. 하지만 다른 길은 전혀 없는 것처럼 오로지 정상을 향해 달리는 것은 우리에게 아직 이른 것 같아요.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느껴야 해요. 지금은 축구선수가 꿈이지만 꿈도 바뀔 수 있는 어린 꿈나무들이거든요. 열심히 하라고 힘을 북돋워주는 건 정말 감사해요. 하지만 다른 많은 길도 보여주고 알려주세요. 정말정말 우리가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게 말이지요.

우리는 운동기계가 아니에요!

우리 학교를 떠올려보세요. 운동부가 있나요? 우리 반에 운동부 동무가 있나요? 그 동무와 같이 공부하던 모습이 잘 떠오르나요? 교실에서는 어떻던가요? 아니, 교실에서 볼 수나 있나요?

학교·지도자·부모님들이 학생선수들을, 학생이기 전에 선수로 바라봅니다. 시합에서 우승해야 한다고, 금메달을 따야 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한 거야, 라며 오로지 운동만 강요한다면 학생선수들의 몸과 마음은 건강해질 수 없습니다. 학생선수로서 운동을 통해 도전과 노력을 맛보고 행복하게 운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프로선수가 아니고, 운동기계가 아니니까요!

[생각해봅시다] 이렇게 여러 문제가 있지만 특히 체벌과 기합을 없애기 위해, 교육부에서는 삼진아웃제 같은 방법을 도입할 거래요. 그러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교육부는, 너무 심하게 때리거나 벌 세우는 코치님·선배들을 혼내주기 위해 삼진아웃제 같은 방법을 생각해냈어요. 말 그대로 세 번 경고를 주었는데도 학생선수들에게 계속 그렇게 체벌을 한다면, 그 코치님·선배는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게 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문제는 몇몇에게만 있는 게 아니에요. 자기 학생선수들이 시합에서 우승하지 않고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즉각 감독 일이나 코치 일을 빼앗길 수도 있는 제도가 문제랍니다. 그러니 학생선수들을 혼내고 때려서라도 이기게 하려고 그 방법을 이용하는 거지요. 이렇듯 운동선수를 키우는, 우리나라 제도는 서로에게 지나친 경쟁을 붙이고 오로지 1등만을 강요해요. 학생선수들의 몸과 마음 모두 튼튼하게 자랄 수 없게 만드는 바로 이러한 제도가 가장 큰 문제인 거랍니다. 우리는 학생선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뭘까 생각해보아야 해요. 그리고 학생선수들이 학생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정말 가르쳐줘야 할 것들을 가르쳐줘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