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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잡지, 비, 이사, 스토리

# 잡지
잡지를 샀다. 생전 가도 돈 주고 사는 일은 거의 없는데 이 잡지는 좀 사서 읽고 싶었다. 내용이야 아주 새로울 것은 없다. 그냥 인권영화를 통해 만났던 사람들의 인터뷰나 학교 때 절대 수업을 듣기 싫었던 이른바 괴짜 교수님의 글이 있었기 때문에 반가웠다. 구성하는 방식에서 이런 저런 노력의 흔적이 보이는 잡지다. 처음 만난 이 잡지의 역사가 궁금했다. 책 앞, 뒷면을 뒤적거린다. 문화계간지, 봄 6호. 장기 휴간에 들어갑니다. 내가 이 잡지를 만나자 마자 장기 휴간이란다. 왠지 죄책감이 든다. 장기 휴간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돈이 되지 않아서. 돈이 없어서. 내가 아직 만나지 못한 괜찮은 또는 좋은 것.들.이 얼마나 많이 사라질까.... 

#비
4일에 절반이 비가 왔다. 5월이 맞나 싶을 정도로 추웠다. 그래도 자리를 지키는 대단한 VIP들 덕분에 뭉클했다. 다음 주 목금토일. 일정 잡기위해 고민했던 날짜. 비가 안 온다. 심지어 화창하다. 일숙은 울었다. 

#이사
얹혀살던 집에서 나가 내 공간을 마련했다. 월세지만 나름 독립이다. 앞서 살던 이가 아는 사람이라 마음도 편하다. 세탁기와 냉장고를 하사해주셨다. 다 좋은데 천장이 낮다. 키가 10cm 만 줄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10cm는 왜케 TV에 많이 나오는 건가. 너무 떠버렸어. 

#스토리
몇 해 동안 머릿속에서 숙성한, 너무 오랫동안 묵혀둬서 쉴 것 같은 스토리가 있다. 시나리오를 쓰면 대박인데 글빨이 딸린다. 본격 비극 추리물인데. 형사는 기무라 타쿠야 용의자는 오다기리 죠, 아야세 하루카, 츠츠미 신이치다. 감독은 봉준호가 하면 좋겠다. 한일합작이 되네. 스토리에 관심 있으신 분은 부디 연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