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적 사례로 언급-
영국 옵서버신문: 국제앰네스티 삐엘 싸네 사무총장 인권선언일 인터뷰
93년 12월 12일, 세계 최대의 인권단체인 국제엠네스티의 삐엘 싸네 사무총장은 영국의 유명한 일간지 Observer(옵서버)지의 인권선언기념일에 맞춘 인터뷰에서 "냉전이 끝난 지금 세계는 확실히 더 불안한 상태다. 지구 모든 곳에서 인권상황이 후퇴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싸네 사무총장은 많은 나라 정부들이 인권침해사실을 감추고 좋은 이미지를 선전하는 기술이 점점 세련되고 있다고 평하면서, "정부들이 자국의 핏자국 어린 인권침해기록이 그들의 국제적 위신에 해가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가짜 인권기구를 만들어 자신의 범죄행위를 숨긴다. 거짓말을 반복한다. …
이들의 위선은 상상을 초월한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비엔나 세계인권대회에서 한국의 외무장관은 '저는 한국이 인권이 꽃피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여러분께 자랑스럽게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진실과 자유 그리고 민주주의가 마침내 승리한 나라와 민족을 대표해서 저는 여러분 앞에 서 있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 주 후에 남한 경찰은 저명한 인권운동가 노태훈 씨를 체포해 10일 동안* 협박하고 잠을 재우지 않았다. 그는 4개월 후인 10월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목적이 있는 법에 의해 1년 집행유예의 유죄판결을 받고 석방되었다"고 언급하면서 한국정부의 위선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싸네 사무총장은 또한, 한국과 같은 개발독재국가들이 국제무대에서 즐겨 인용하는 주장으로서 이른바 「배부름의 테제」('인권보호는 경제적 문제가 해결된 다음이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가했다.
"우리는 이런 논리와 정면으로 맞상대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자유와 권리가 함께 보호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해야한다. 사람들은 먹을 것과 자유 모두를 필요로 한다. 고문과 어린이들의 굶주림을 비교해 상대적 중요성을 논해서는 안 된다. 양자가 모두 근절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 노태훈 씨는 한국 외무장관이 위 연설을 하는 비엔나 회의현장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