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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다시 일어서는 분신노동자들

“좌절·망각 딛고 노동해방 투쟁 매진”

‘분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가슴 아픈 과거와 그 상처를 딛고 다시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결의로 분신노동자들이 뭉쳤다.

권오영(전 이천택시 노조위원장, 98년 1월 24일 분신) 씨 등 분신노동자 9명은 전국분신노동자연합회(가칭)를 결성키로 하고 26, 27일 홍익대학교 앞 푸카(실내포장마차)에서 기금 마련을 위한 주점을 열기로 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생존하고 있는 분신노동자 수는 대략 전국에 20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강승회(조페공사 노조위원장, 99년 1월7일 분신) 송인도(기아자동차, 98년 5월 29일) 최도근(광주 송광교통, 97년 10월 7일) 서상준․이진권(한일합섬, 96년 5월 4일) 이종화(인천 경동산업, 89년 9월 4일) 백석호(전국철거민연합, 98년 3월 29일 방화 부상) 전창옥(광희시장 노점상, 98년 9월 24일) 씨 등이 전국분신노동자연합회 결성에 참여하기로 했다.
전국분신노동자연합회 준비위원장 권오영 씨는 “분신 후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버린 분신노동자들이 이 단체로 집결해 이 땅의 민주화 확립과 노동해방을 위해 어떤 곳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권오영 씨는 98년 1월 24일 회사측의 노조가입 방해, 연장․야간근로수당 미지급에 항의하고 완전월급제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던 중 회사(삼화운수)측의 폭력에 맞서 분신했었다.<본지 98년 1월 27일자 참조> 퇴원 후 다시 택시운전을 하며 택시민주화 투쟁을 하기도 했지만 일그러진 손과 얼굴로는 더 이상 택시운전을 할 수 없는 좌절을 겪었고 결국 지금은 부인이 일용노동자로 생계를 도맡아 책임지고 있는 상태다.

권 씨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분신노동자들은 분신 이후 문제해결도 보지 못한 채 사회로부터 잊혀져 가는 쓰라림을 겪고 있다.

단체 결성을 준비중인 분신노동자들은 앞으로 사무실 마련 등 산적한 과제들을 풀어가야 하는 속에서도, 우리 사회의 중심 구성원임을 자각하는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

분신노동자들의 이러한 움직임과 관련, 현재 한성대학교 총학생회는 전국분신노동자연합회 건설을 위한 일일 주점을 후원하기로 하고 임시 연락 전화와 사무실을 제공하는 등 분신노동자 사업에 적극적으로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국분신노동자연합회(준) 출범을 위한 기금 마련 일일주점
-장소: 홍익대 앞 푸카(실내포장마차, 02-3141-8260)
-시간: 1999년 3월 26/27일 오후2시~11시
-후원계좌: 외환 275-19-15112-5
(예금주 권오영 ☎ 011-730-2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