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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정부, '매향리 항공사고 위험' 쉬쉬

미 조사단, "가능한 한 빨리 이전" 권고


매향리 사격장의 미공군 비행구역이 영종도 국제공항 비행구역과 인접해 대형사고의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는데도, 정부가 이를 숨겨 온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일 이윤수 의원(건설교통위)이 입수해 공개한 '한국 항공시스템 플랜 2000'이란 보고서는 Romeo-79(매향리 사격장 공역)기지가 "인천공항에 이르는 효율적인 교통흐름과는 충돌을 빚을 것"이라며 "비행안전과 운영효율성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다른 장소로 이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미 국방성 켄 세일러와 연방항공청 파울 바트코가 99년 8월 매향리 사격장 일대를 답사한 뒤, 99년 10월에 공동작성한 것이다. 이 조사작업은 건교부, 한․미 공군, 민간항공사가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교부는 이 보고서가 '가능한 한 빨리' 이전하라고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공군제공훈련장(ACMI)의 폭을 축소하고, 오산공역의 일부를 서울 접근관제소로 이양하는 등의 조치만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직접당사자인 미군과 논의하는 대신 한국공군기지의 폭을 축소하는 미봉책을 택한 것이다.

건교부는 이에 앞선 98년 12월 '인천국제공항 공역체계 및 비행절차 수립검토 보고서'에서 이미 "인천국제공항이 활주로 4개로 운영되는 2005년에는 매향리 사격장이 폐지되거나 다른 장소로 이전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두 보고서는 '가능한 한 빨리'와 '2005년까지'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