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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무기의 범람, 인권의 재앙

미·러, 인권침해 사실 알면서도 군사원조


아프간 반군에게 무기가 흘러 들어가고 있다. 무기의 무제한적 공급과 군사원조는 아프간 민중들에게 심각한 인권의 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17일 국제앰네스티는 외부국가들이 아프간 반군인 북부동맹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군사원조를 하는 것에 대해 극도의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무기공급이 집단학살, 고문 및 기타 중대한 인권침해와 전쟁범죄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5일 휴먼라이츠 워치도 반군세력들에 대한 군사원조를 억제할 것을 촉구했다.

아프간반군의 주요 무기공급처는 이란과 러시아다. 최근에도 이란과 러시아 정부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통해 아프간 반군에게 무기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9월 26일 러시아 국방장관 세르게이 이바노프는 96년 이래로 러시아는 아프간 반군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왔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러시아는 미화 4천5백만 달러 어치의 무기를 반군에게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미 의회도 북부동맹 및 적절한 반군 세력에게 미화 3억 달러 상당의 직접적 군사지원을 가능케 하는 법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이 이미 반군세력들에게 재정지원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행정부는 미 정부가 반군에게 은밀히 재정원조를 하고 있다는 최근의 보도에 대해 의견표명을 거부한 바 있다. 휴먼라이츠 워치는 반군에게 흘러들어가는 돈이 러시아나 이란으로부터 무기를 사들이는데 쓰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사원조 및 무기공급에서 반군세력의 끔찍한 인권침해 경력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아프간 집권세력인 탈레반에 의한 인권침해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반군세력의 인권침해도 심각하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반군세력들이 주로 탈레반을 지지한다고 의심되는 사람들이나 파슈툰 종족을 대상으로 즉결처형, 민간인 주거지 방화, 습격 등의 인권침해를 자행해왔다고 밝힌다. 97년 5월 말 3천명의 탈레반 포로를 즉결처형하고, 98년 9월 20일 아프간 수도 카불의 야간시장에 로켓을 쏘아 수많은 민간인을 죽인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지금과 같은 군사원조는 아프가니스탄 민중들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 역사의 악순환을 끊기보다는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휴먼라이츠워치는 미국, 러시아, 이란 등 아프간 반군에게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들은 반군에 의한 인권침해가 발생할 경우 그에 공모했다고 간주될 것이며, 따라서 그에 따른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