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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미 전쟁범죄 증언한다

이라크 민간인 피해 고발 사이트 개설


미국이 이라크전에서 저지른 전쟁범죄를 기억하고 고발하기 위한 국내 사이트가 개설됐다. "평화는 인권이다"라는 기치 아래 평화인권연대 등 9개 인권단체가 모여 만든 '평화권 모임' 사이트(peacenet.jinbo.net)가 바로 그것.

사이트는 이라크전이 개시된 3월 20일부터 한 달여 동안 미국에 의해 저질러진 전쟁범죄를 일지 형식으로 소상히 기록하는 한편, 민간인들이 당한 피해 유형을 △공습 △사살 △불발탄 및 폭탄 △기타 등으로 체계적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채 10살도 안된 이라크 소년이 미군에 의해 사살된 사례, 민간인을 방패삼아 미군이 이라크군과 교전을 치른 사례, 민간인 거주지역을 공습한 사례, 불발된 집속탄을 갖고 놀다 10살짜리 소년이 크게 다친 사례 등을 통해 사이트는 이라크에서 저질러진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다.

사이트를 만든 '평화권 모임'은 이라크전을 계기로 평화를 건설하기 위한 인권단체들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4월초 결성됐다. 모임은 국내에서 쉽게 접근하기 힘든 아랍권 언론을 포함해 외신에 의해 간헐적으로 보도되었거나 국제 인권·평화단체들이 고발한 바 있는 민간인 피해 사례를 '미국의 전쟁범죄'라는 큰 틀로 묶어 일일이 번역, 정리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다산인권센터의 상용 활동가는 "지금으로서는 미국의 전쟁범죄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의 전쟁범죄를 기억하고 증언함으로써 전쟁이 가져다주는 폐해와 공포가 무엇인지를 되새겨보는 작업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사이트 개설 취지를 밝혔다. 상용 활동가는 또 "이 작업이 향후 인권과 평화의 이론적·실천적 만남을 위한 평화권 운동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한반도 평화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작은 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모임은 조만간 종군기자나 이라크 현지에서 활동했던 평화운동가들, 이라크 민중들의 증언을 채집한 자료도 번역, 소개할 계획에 있다. 이렇게 사이트를 통해 소개된 자료들은 6월초 분석·해설 글과 함께 소책자로 묶여 보고대회를 통해 미국의 전쟁범죄를 환기시키는 데 쓰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