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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국가보안법, 이제는 폐지뿐이다"

122개 인권·사회단체, 17대 국회서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 촉구

인권과 민주주의 억압의 대명사, 국가보안법을 끝장내자는 사회 각계의 목소리가 한데 모아졌다. 17대 국회 개원에 즈음해 전농, 민중연대 등 122개 인권·사회단체는 9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의 전면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최영도 공동대표는 "56년간 우리 사회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유린해 온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며 "이번 17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국가보안법을 폐지시켜야 한다"고 못박았다. 최 대표는 "국가보안법이 사상·양심과 학문·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물론, '이적행위', '고무찬양' 등 법정구성요건이 매우 추상적이라 자의적으로 집행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 "사법 살인이라 비판받는 사형을 법정형으로 규정한 죄가 무려 46개나 되고, 지금까지 민주인사·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하고 탄압하는데 쓰이고 있다"며 국가보안법 폐지 이유를 조목조목 짚었다.

교수노동조합 황상익 위원장은 "학문의 자유가 없는 나라의 학문을 인정할 수 있겠냐는 외국 학자의 비판이 우리 학문의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국가보안법과 학문의 자유는 양립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황 위원장은 학계 서명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8월말에서 9월초 중 국가보안법을 주제로 학술발표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민주언론운동연합 이명순 이사장은 "언론은 국가보안법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며 "국가보안법이 보수정치권의 악질적 선동수단으로 쓰인 것에는 언론에도 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국가보안법 폐지와 더불어 언론개혁운동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금강산을 왕래하고 경의선이 연장되는 마당에 국가보안법을 존속하자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비상식적 태도"라며 "국가보안법이 만들어낸 억압과 공포, 자기 검열의 반공, 냉전체제를 걷어차고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의 질서를 새로 창출해야 한다"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선언했다.

각 단체들은 8월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의 공식발족 전까지 각각 대중교육·홍보 활동 등을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 여론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 8·15를 기점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100만 청원운동을 전개해 국회에 제출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는 의원들에게는 전담 인원을 배치하여 압박을 벌여나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