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기다림의 버스를 타고 팽목항에 다녀왔습니다. 금요일마다 이어져왔던 기다림의 버스에 그제야 올랐어요. 시간이 안 맞기도 했지만 발길이 차마 떨어지지 않기도 했었어요. 7월 24일 세월호 참사 100일을 팽목항에서 간절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과 함께 맞고자 간 길이었어요. 차마 떨어지지 않았던 발길을 일부러라도 향하게 했던 것은 흐릿해지고, 익숙해지는 시간을 잠시 멈추면서 붙들고 새겨야 할 어떤 시작을 다시 마주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7시간을 달려 진도체육관에 도착했습니다. 지역 곳곳에서 출발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이들을 기다렸다가 함께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어요.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꾸준히 기다림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자 이곳을 향하는 이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해져서인지, 6월부터 매주 기다림의 버스가 있었지만, 이날 처음으로 체육관 안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해요. 넓은 강당에서 오늘을 견디며, 다시 내일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과 마주 앉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금 그곳에 있는 당신의 옆에서, 뒤에서 함께 있겠다는 마음이 전해지길 바랐습니다. 체육관을 나서는 길, 이곳까지 이렇게 와줘서, 잊지 않아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다시 버스에 올라 30여분을 달려 팽목항에 왔습니다. 자욱한 안개 때문에 캄캄한 하늘과 바다가 더 구분이 안 되고 이어져 보입니다. 바닷바람으로 축축해진 몸, 휘감고 있는 안개가 마치 빗물 덩어리인 것 같습니다. 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잠시 나와서 혼자 쭉 이어진 방파제를 따라 걸었어요. 캄캄한 바다와 하늘 사이에 나부끼는 노란 깃발에는 10명 실종자들의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소리 내어 불러봅니다. 하루 빨리 응답해주길, 그때까지 다시 돌아갈 일상에서, 다시 찾을 팽목항에서 이어질 기다림의 시간을 함께 보내겠다는 다짐을 다시 해봅니다.
기다림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자 모였던 사람들과 함께 그 다짐을 담아 꾹꾹 분필로 적었습니다.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이러한 아픔을 또 다시 누군가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이들, 지금도 간절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의 곁을 함께 지키고 싶습니다. 그 마음이 더 너르게 모여 서로를 지키는 힘이 더 커질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실 거라고 믿어요.
기다림의 버스 함께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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