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놀이에 모인 이들은 평소에 얼굴조차 모르고 지냈기에 처음에는 서로 어색한 기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함께 달리고 먹고 뒹구는 등 여러 게임을 하는 동안에 그런 것도 많이 없어졌다. 3인 4각 달리기, 단체 줄넘기, 피구, 닭싸움, 외발 이어달리기 등의 일련의 게임들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놀이에 굶주려 있던 많은 이들의 아드레날린을 충분히 솟구치게 해 주었다.
한편 들놀이는 사랑방 내 문예모임의 탄생을 알리는 장이기도 하였다. 들놀이를 위해 일주일 넘게 준비한 이 모임은 여러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다시 떠나는 날?과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등의 노래로 흥을 돋우고 ?엽기 동지가?로 마무리하여 판을 깬 문예모임은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고 하니 주목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들놀이 이후에 이어진 뒤풀이에서는 게임을 하면서 얼굴을 익혔던 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특히 캐나다인 바넷사와의 만남이 새로웠는데, 그녀를 통해 주거문제, 마약문제로 갈등상태에 놓인 캐나다 상황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밖에 영화제를 준비하는 자원활동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으나 다른 분들과는 대화할 기회가 없었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이 날 모임이 솔밭에서의 놀이에 집중되다 보니 서로서로의 이름과 얼굴을 익힐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서로 다른 위치에 서 있지만 사랑방에 대한 애정을 함께 나누고 있는 자원활동가들이 지속적인 만남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