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안동교도소등에서 복역중인 장기수들이 오랜 감옥생활로 인해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민가협은 13일 오후2시 탑골공원에서 60여명의 시민.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96번째 목요집회를 가졌다. 이날은 특별히 '병마와 싸우는 양심수'라는 주제로 최근 출소한 양심수가 나와 감옥에서 보고 느낀 장기수의 실태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지난 5월 안동교도소에서 출소한 성두현 씨는 같은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장기수 이성우(72, 12년째 수감중)씨가 독방에서 심장병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성씨는 "교도소 당국은 얼마 전부터 이씨에게 외부 치료를 받도록 허용해 주었으나 이씨의 건강이 계속 악화되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심장병 외에도 척추와 오른쪽 다리에 이상이 있어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
그는 "70세가 넘어 거동이 불편한 분을 가두어 두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한 강릉교도소에 수감중인 은수미(사노맹, 3년째 수감중)씨는 수사과정에서 가슴을 심하게 맞는 고문으로 협심증, 관절염을 앓고 있다. 더욱이 교도소내 열악한 환경으로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고 가족들은 전하고 있다. 은씨는 지난 5월 말 배에 생긴 종양제거 수술을 받았다. 병원측은 은씨에게 3주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으나 교도소측은 외진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1주일만에 퇴원시켜 버렸다. 현재 은씨의 가족들은 은씨가 창문도 없는 독방에 수감 중이어서 건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정밀검사를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강릉교도소측은 "창문을 설치하는데 돈이 많이 들고 절차가 복잡하며 은씨의 병은 신경성이므로 정밀진단이 필요 없다"고 거절하고 있다.
민가협은 "현재 수감중인 장기수들이 거의 대부분 심한 병을 않고 있으나 교도소당국은 치료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며 장기수에게 기본적인 치료를 보장하고, 이들을 하루빨리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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