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해고자들이 '사생결단‘을 외치며 목숨을 건 겨울철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10일부터 「LG그룹해고노동자복직실천협의회」(LG해협) 성한기(42․93년 LG전자 해고) 의장과 이동열(37․89년 LG전선 해고) 씨는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여의도 LG빌딩 앞 도로변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3년간 끌어온 복직투쟁을 더이상 지속시킬 형편이 못된다”며 “죽던지 이기던지 올해 내로 결판을 내겠다”고 밝혔다. 또한 농성에 참가하고 있는 김천(30․90년 LG전자부품 해고) 씨도 “해볼 것 안해볼 것 없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 봤다”며 “단식농성은 최후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구속․수배․해고노동자 원상회복 지원대책위」(집행위원장 김세균)는 15일 오전 해고자 농성단을 방문하기로 했으며, 오는 30일 LG그룹 노동탄압 사례와 관련한 공청회를 열어 LG그룹의 노동탄압 실상을 널리 알려나갈 계획이다.
LG그룹은 지난 89년 이후 총 67명을 조합활동을 이유로 해고했다. 그러나 현대․대우 등 다른 기업에서 일부 해고자 복직이 이뤄진 것에 반해, LG는 현재까지 단 한 사람도 복직시키지 않았다. 이에 95, 96년 연이어 국정감사의 질의대상에 올라 노동부 장관이 ‘LG에 해고자 복직을 지시하겠다’는 답변을 한 바 있으나 사태는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LG그룹의 해고자 문제는 그 심각성을 지적받아 왔다. 김세균(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뉴스포럼>지와의 인터뷰에서 “LG그룹은 가장 전근대적 사고를 가진 기업”이라며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LG해고자들은 94년 LG해협을 결성한 후 19일간 텐트농성, 노숙투쟁 등을 하며 한 때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회사측과 협상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으나 여론이 잠잠해지면서 또다시 기약없는 복직투쟁을 전개하게 되었다. 올해 들어서는 본사 또는 지방 공장과 구본무 회장집 앞 등에서 쉼없이 합법적 집회투쟁을 벌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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