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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정부는 노동자들 절규에 귀 닫지 말라"

장기투쟁 사업장 노동자들, 이틀째 열린우리당 점거농성

차가운 겨울을 앞두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을 찾지 못한 노동자들의 처절한 목소리가 정치권을 향해 터져 나오고 있다. '당리당략을 위한 더러운 싸움을 그만두고, 이제 비참한 현실에 짓눌려 죽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직시하라'는 투쟁의 외침이다.

지난 6일 50여곳이 넘는 전국 장기투쟁사업장을 대표하여 7개 사업장(효성해복투, 태광정리해고저지투쟁위, 리베라호텔노조, 재능교사노조, 흥국생명노조, 삼성해복투, 부천성가병원노조, 축협노조) 38명의 노동자들은 열린우리당 대표실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손배·가압류 철폐 △비정규직 차별 철폐 △구속노동자 석방 △해고자 원직복직 △장기투쟁사업장 문제해결 등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열린우리당에 '구체적 당론을 제시하고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농성 이틀째를 맞은 7일까지 열린우리당 측에서는 별다른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7일 오전 농성단은 열린우리당 김영대 노동위원장과의 간담회를 갖고 사업장별 노동탄압 실태를 고발했다. 이에 김 노동위원장은 농성단에게 이날 오후 김근태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주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당 내부 사정을 이유로 김 원내대표와의 면담은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 책임있는 답변 안 내놔


이러한 외면에도 불구하고 이번 점거농성에 임하는 노동자들의 의지는 결연하다. 태광 정리해고저지투쟁위원회 김형옥 씨는 "손배·가압류 등 현 시기 노동탄압의 문제는 단위 사업장별로는 해결될 수 없다. 실질적인 여당이나 다름없는 열린우리당이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는 노동자를 외면하고 있는 정부와 대통령에게 직접 살아있는 현장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이번 점거농성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효성해복투의 서진상 씨도 "손배·가압류가 철회되지 않는다면 우리 노동자들은 살아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10년, 20년 벌어도 갚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금액을 가압류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해 버리는 것"이라며 "이러한 악랄한 노동탄압정책을 분쇄하기 위해서는 끝까지 투쟁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삼성생명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원순덕 씨는 "죽음을 각오하고 단식농성을 시작한 지 26일이 지나도록 사측은 어떠한 교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지금까지 5년 넘게 싸워 왔지만 사측도 정부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우리에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사회단체 대표들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생명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노동자들의 죽음을 방관한 채, 최소한의 생존권 요구조차 외면하고 있는" 삼성생명 사측을 강력 규탄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농성단을 이끌고 있는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은 "현재 50여곳이 넘는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구속, 수배, 해고를 당한 상태에서 계속 싸우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사측은 일체의 대화 통로조차 단절한 채, 손배·가압류와 노조말살을 통한 노동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 부위원장은 "손배·가압류 문제를 비롯하여 정권의 신자유주의 노동정책 자체가 변하지 않는다면 노동탄압으로 인해 죽음이 일상화될 것"이라며 "정부는 정치싸움만 일삼지 말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진정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탄압은 죽음의 일상화 초래할 것"


농성단은 열린우리당이 적극적으로 문제해결 의지를 표명할 때까지 농성을 무기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