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환경현장활동대, 환경파괴 현장 방문
대학교 방학과 함께 농활(농촌활동)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해 농활 가운데는 특히 환경파괴로 고통받는 현장을 찾아가는 ‘대학생 환경현장활동대’의 발길이 눈길을 끈다.
지난 2일 인천 앞바다의 섬 영흥도는 ‘환경현장활동대’ 소속 대학생 1백80여 명을 맞이했다. 서울, 인천, 전북지역 대학생들로 구성된 이들은 오는 9일까지의 현장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일손을 돕는 한편, 영흥도 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볼 예정이다. 강성호(고려대 4년) 씨는 “섬 안에서 외로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주민들에게 힘이 되고, 영흥도 화력발전소 건설의 문제점을 외부에 널리 알리는 것이 이번 활동의 목표”라고 밝혔다.
지역주민 9명 구속재판
현재 영흥도에서는 이재남 씨 등 지역주민 9명이 구속(업무방해, 집시법 위반 혐의)되어 재판을 받을 만큼 화력발전소 건설 반대투쟁이 지역의 사활을 건 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다. 인천지역의 51개 사회단체도 「영흥도 화력발전소 건설 반대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범시민대책위, 상임대표 홍성훈 등)를 통해 공동대응을 벌이고 있으며, 인천시 답동성당에서는 두달 가까이 지역주민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범시민대책위는 인천시민들을 대상으로한 각종 선전작업과 집회, 공청회 등을 통해 영흥도 문제에 대한 여론형성 작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농활대, 검문검색․사진촬영까지 당해
이같이 민감한 사안과 관련된 만큼 대학생들의 활동도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도를 통해 영흥도로 들어가기까지 대학생들은 무려 네 차례의 검문검색을 당했으며, 섬 입구에서 한바탕 농성을 벌인 끝에 마을에 들어갈 수 있었다. 또 마을회관 등지에 마련된 대학생들의 숙소 앞에선 사복형사들의 감시와 사진촬영이 계속되고 있으며, 대학생들은 화력발전소 건설공사현장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대학생들이 영흥도에 들어가기 전에 면장 주최의 이장연석회의가 열렸으며, 이자리에선 “불순한 애들이 내려오니 조심하라”는 내용 등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농활의 마지막날이면 늘상 진행되는 마을잔치에 대해서도 경찰은 “사람이 모이면 집회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잔치 불허’를 통보하는 등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한편, ‘대학생 환경현장활동대’는 영흥도 외에 월성, 영광, 보령 등 발전소 건설로 인해 환경파괴 문제가 심각한 전국 6개 지역에서도 9일까지 현장활동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