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평화와 인권위원회
지난해 11월 제주 4.3 다큐멘터리 <레드 헌트> 상영과 관련 국가보안법 등으로 구속된 서준식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 발표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 대만, 한국 등 동아시아 3국의 역사, 법학, 인권운동가 등으로 구성된 '동아시아 평화와 인권위원회'(한국측 대표 강민길 교수)는 10일 성명을 발표하고, "서준식 씨의 석방과 제주 4.3 진상규명작업에 대한 탄압행위를 중지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위원회는 성명에서 "제주 4.3 사건의 진상규명을 지향한 영상표현물이 이적표현물로 되어버린 사태는 한국에서 아직도 냉전상황이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동아시아 냉전체제 확립 과정에서 일어난 4.3을 두번 다시 망각의 늪에 묻어버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명은 "21세기 동아시아 평화와 인권의 확립을 위해서는 냉전체제를 근본적으로 재평가해야 한다"며 "학살현장의 하나였던 다랑쉬굴을 봉쇄한 것처럼 역사의 어둠 속에 묻힌 살아있는 사람들의 역사를 봉쇄시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지난해 대만 2.28 사건 50주년을 기념하여 '동아시아 냉전과 국가테러리즘'이란 국제심포지엄을 대만에서 열고 비슷한 경험을 지닌 3국의 인사들이 참가하여 결성하였다. 한국위원회는 지난해 9월 결성되었으며, 제주 4.3 사건 50주년을 맞아 올해 4월에는 제주도에서 학술심포지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