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땅에 미군이 주둔한 이래 종교인들이 최초로 미군기지내에서 시위를 전개한 사건이 발생했다.
천주교 전주교구 정의구현사제단(회장 김진화 신부)소속 신부 20여명은 최근 군산미군기지 사용료가 인상된 것과 관련, 9일 오후 2시경 미군기지를 기습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신부들은 4대의 자동차로 미군기지 위병소를 무단으로 통과한 뒤 '군산미군기지 공항사용료 인상안을 철회하라'는 현수막을 기지내에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에 오후 2시30분경 군산경찰서 소속 전경 1개중대가 도착해 "아무런 통보나 공문발송없이 사령관 접견은 불가능하다"며 강경하게 막아나섰으며, 1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반응이 없던 미군측도 오후 3시경 신부들이 현수막을 들고 미군기지안으로 행진을 시작하자 헌병대 장교가 협상을 위해 모습을 나타냈다. 결국 4시 20분경 신부측 대표단이 미군안내실에서 미군측 헌병대 장교에게 성명서를 전달하고 서명을 받은 것으로 농성을 마무리했다.
시위에 참여했던 김진화 신부는 "미군기지 기습 점거농성은 불평등한 한미협정등 모든 협상을 개정하라는 선포"라고 밝히며 "만약 성명서가 미공군 사령관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이후 이에대한 책임을 물어 농성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제단측은 성명서에서 미군기지에 대한 사용료 징수가 부당하다고 지적하며 △정부지원의 군산 미군기지 주둔군 지원경비 및 사용내역 공개 △미군측의 활주로 인상안에 대한 법적 근거와 산출내역 공개 △한국측에 미국내 활주로인상안 규정 강요하는 미군측 폐단 시정과 사과 △한미행정협정 개정 및 군산미군기지 사용에 관한 협정(MOA) 즉각 폐지 △한반도내 미군은 즉각 물러갈 것 등을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8월부터 '군산미군기지 공항사용료 인상안 철회운동'을 전개한 시민모임(공동대표 문정현 신부)은 현재의 활동을 일단락짓고, 이후 미군기지 소음실태 조사를 통해 보상 및 치료대책 운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본지 3월 6일자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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