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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도원동 철거폭행 적준용역 확실

철거민 고사작전, 음식물 반입 차단

30일 새벽 도원동 재개발현장에서 발생한 철거민 폭행사건에 용역직원들이 개입된 사실이 확인됐다<본지 3월 31일자 참조>.

이날 새벽 3시경 중앙대부속 용산병원으로 이범휘(61) 씨를 후송한 119 구급대원은 "공사현장 내에 설치된 (용역직원용) 막사 안에서 이 씨를 인계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이 씨는 막사 안에서 부상당한 채 누워 있었으며, 주변엔 흰색 헬멧을 쓴 사람들(용역직원)도 여러명 있었다고 구급대원은 증언했다.

따라서, 이 씨가 최초 골리앗 진입을 시도하다 사라진 시간이 새벽 1시20분 전후로 알려졌고, 용산소방서 구급대로 연락이 온 시간이 새벽 2시 36분이었던 점에 비추어, 이 씨는 약 1시간여 동안 구타를 당했거나 구타후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화염방사기 발사 의문

한편 백석호(28) 씨는 이범휘 씨가 발견된 현장과는 정반대쪽 울타리 부근에 쓰러져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구급대원은 "당시 경찰의 안내를 받아 피해현장에 도착한 뒤, 백 씨를 후송했다"고 밝혔다. 백 씨는 온몸에 화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후송됐는데, 화상의 원인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 가장 큰 의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사건 당일 백 씨가 쓰러져 있던 현장 부근에서 화염방사기가 발견됨에 따라 화상의 원인이 화염방사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누가 화염방사기를 발사했는가라는 문제는 풀리지 않고 있다.

현재 골리앗 농성자측과 경찰측은 화염방사기의 발사자에 대해 전혀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사건초기엔 이 씨가 백 씨를 용역직원으로 오인해 화염방사기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돌았으나, 현재 경찰측에선 "대학생이 백 씨를 용역으로 오인해 화염방사기를 발사한 것"이라는 주장이 유포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백 씨 등 철거민들은 짧은 시간 안에 골리앗으로 접근을 시도하던 중이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주장은 타당성이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재야인사 강제철거 중단 요구

31일 오후 2시 전국철거민연합 회원 등이 도원동에서 규탄시위를 갖기도 했으나, 외부와 차단된 공사현장은 일단 평온한 분위기에서 하루를 보냈다.

앞서 30일 오후엔 백기완, 장기표, 오세철 씨등 각계인사가 용산경찰서장 등을 면담해 폭행사건에 대한 항의의 뜻을 표시했으며, 이불과 옷등 생필품의 반입과 강제철거중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골리앗으로 옷과 이불 등은 전달됐으나, 용역직원들은 물과 음식물 반입을 여전히 차단하는 등 농성자들에 대한 고사작전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한편, 중앙대 부속 용산병원에 입원중인 이범휘 씨는 △비장 파열 △왼쪽 미골(복숭아뼈 부위) 골절 △왼쪽 갈비뼈 7, 8, 9, 10번 골절과 혈흉(피 고임), 기흉 발생 △왼쪽 제3수지(가운데 손가락) 골절 등에 대해 각각 수술을 받았다. 병원측은 "이 씨의 왼쪽 두개골도 골절됐으나 아직 상태를 관찰중"이라고 밝혔다. 담당의 장인택 교수는 "머리, 가슴, 다리 등 세 곳의 골절상은 일정한 힘으로 가격당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