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주민의 문화교육 공간으로
지난 95년 폐교된 두밀분교에서 다시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
두밀리 주민들은 대안학교의 하나로 '두밀리 반딧불 학교'를 만든다는 계획 아래 9일 오후 4시 옛 두밀분교 교정에서 '반딧불학교를 만들어가는 모임'(공동대표 왕종설, 정유성)의 발족식을 갖기로 했다.
이 모임은 "4년전 폐교 당시 교육청에서 두밀분교를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제는 주민들 스스로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임은 또 "두밀리 계곡을 밝히는 반딧불처럼 순수하고 깨끗한 아이들이 뛰노는 학교를 만들 생각"이라며 "반딧불학교는 옛 두밀분교처럼 두밀리 어린이들을 껴안고 가르치는 사랑과 배움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계획된 반딧불학교는 정규학교가 아닌 주민들 스스로 운영하는 학교로 △마을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 교육과정 △미취학아동을 위한 공동육아 △주민들을 위한 사회교육 프로그램△도시와 농촌 어린이들이 함께 만나 자연을 공부하는 주말 및 방학 캠프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진행할 예정이다.
두밀분교는 지난 94년 '농어촌 소규모 학교 통폐합' 조치에 맞서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힘을 모아 폐교철회 투쟁을 했지만 95년 고등법원이 주민들의 요청을 기각함에 따라 학교는 폐교되었다. 그후 대법원에 항소했지만 역시 패소하고 현재는 헌법소원을 청구해 계류 중이다.
이와 관련, 강순원 한신대 교수는 "농촌의 학교는 도시학교의 기준으로 봐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하며 "도시와 달리 학교이외에 아무런 문화적 공동공간을 갖고 있지 못한 농촌의 학교는 학생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마을주민 전체가 어울리고 노는 사회 문화 교육의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모임은 옛 두밀분교를 사회교육시설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에 진정서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