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방침, 복지 축소 우려
명동성당 농성 3일째. 환자의 몸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차갑고 습한 바닥 위의 생활을 자처하고 있다.
국립목포결핵병원의 민간위탁방침에 대해 122일간이나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는 결핵환자들, 이들이 명동성당 농성에 돌입한 것은 그만큼 처지가 절박했기 때문이었다.
난치성 결핵환자들의 대다수는 직업을 갖기 힘들고,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사실상 민간병원의 치료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들은 국가로부터 치료와 재활을 보장받지 못할 경우, 곧바로 생존을 포기해야하는 처지에 놓여있는 것이다.
현재 국립목포병원이 입원환자의 식비는 물론 거의 모든 생필품을 제공하고, 행려환자의 경우 사망환자장례비까지 제공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도 "결핵관리는 그 특성상 공공성이 강하고 수익성을 고려할 수 없는 사업이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에서도 결핵을 국가차원에서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는 결핵병원 민영화 방침을 철회할 의사를 나타내고 있지 않으며, 이에 대해 배상훈 (국립목포결핵병원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씨는 "현재 우리나라의 낙후된 결핵관리를 시정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립 목포결핵병원같은 특수목적병원을 민간위탁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결핵환자들의 주장에 더불어 많은 의료보건의 관계자들과 시민단체들도 지지의 뜻을 보내고 있다.
목포환경운동연합, 목포YMCA 등 사회단체들은 "단순히 병원이 아닌 복지기관의 성격이 강한 현 체계에서, 민영화는 이 지역주민의 보건복지 혜택이 매우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서울보건의료청년회(대표 김창보)의 이재현 조직국장은 "결핵을 줄이는 데는 사회복지제도의 확립이 더불어 이루어져야 한다"며 경제적인 이유로 방치되는 결핵환자에 대해 사회복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