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생, 영장제시 없이 강제 연행
경찰이 한총련 대의원을 연행하면서 주위의 다른 학생까지 무차별 연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17일, 잠실에서 열린 남북노동자 축구대회 남측 결승전과 통일한마당 관람을 마친 서강대 학생 20여명은 지하철 2호선 신촌 역을 빠져 나와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 이 때 학생들은 마포경찰서 소속 사복경찰 30여명으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했고 모두 6명이 강제 연행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찰은 서강대 반대현(사학과 99), 장원윤(23, 철학96), 김형찬(25, 경제학96), 김지연(22, 불문과97) 씨 등 4명을 강제 연행하는 과정에서 구속영장을 제시하지 않은 채 팔다리를 꺾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또한 이 학교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임오윤(법학96,) 씨 등 2명도 같은 날 정문 앞에서 오후 9시 40분 경 마포경찰서로 연행됐다.
수배자가 아닌 반 씨 등 4명의 연행된 학생들이 풀어 줄 것을 요구하자 경찰은 입술이 터지고 부어 상처가 외관상으로 드러나는 반 씨 만을 남겨두고 임씨 등 3명을 18일 새벽 1시 경 집으로 돌려보냈다. 서강대 학생들은 경찰이 폭력을 은폐하고 오히려 무고한 반 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든다며 반발했고 경찰은 반 씨의 진술서를 받은 후 19일 새벽에 풀어주었다.
이같은 학생들의 주장에 대해 마포경찰서 보안2계 양천호 경장은 “구속영장을 제시하지 않고 연행 할 리가 있겠느냐”했다가 “연행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일 아니냐”고 반문하였다. 또 반 씨의 경우에 대해선 “연행 당일 깃발을 들고 있었는데, 깃대를 휘둘러 장연준 경사와 의경 몇 명이 다쳐서 연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연행당시에 함께 있었던 반 씨의 같은 과 선배 김보현(사학 3학년) 씨는 “깡패 아니냐 신분을 밝혀라”고 말했으나 “불문과 97학번 이지연씨의 머리채를 잡는 등 폭력을 행사하며 반 씨 등을 강제 연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반 씨는 당시 아무 것도 들고 있지 않았고 경찰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날 연행된 후 곧바로 풀려난 이 학교 사회과학대 학생회장 임오윤(법학96) 씨는 “새내기 1학년 학생을 강제 연행한 관련자를 추궁하고 마포경찰서장은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7월 13일 오후 3시 30분 경 대전 북부경찰서 보안2계 소속 사복경찰 4명이 대전 과학기술대학교 총학생회 사무실에 들어와 한총련 대의원인 이 학교 부총학생회장 전향수(물리과 97) 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강제 연행해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학교 김은정(96 산업공학과) 씨는 “총학생회실에 들어갔을 때 전씨가 심하게 저항하고 있었고 경찰에게 영장제시를 요구하자 한자로 적혀있는 영장을 2-3초 가량만 보여주고 강제 연행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