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김길선 씨, NGO 대회 참석 발언
중국 도처를 부평초처럼 떠돌아다니는 탈북자들은 북이든 남이든 조국 땅에 정착하길 원하고 있다.
98년 북한을 탈출한 뒤 올해 남한에 들어온 김길선(44) 씨. 김 씨는 13일 NGO 세계대회 행사의 하나로 진행된 ‘아시아 난민실태와 NGO의 역할’이라는 워크샵에 참석, 탈북자들의 인권문제는 살아남느냐 마느냐의 가장 초보적 인권문제라고 주장했다.
“틸북자의 80-90%는 오로지 배고픔을 이유로, 살아남고 보자는 이유로 북한을 떠납니다. 그러나 탈북하는 순간 북한에서는 그들을 정치범으로 간주하며, 따라서 탈북자들은 스스로 인식하든 못하든 정치적 난민에 해당합니다.” 김 씨는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는 것이 북한의 경제적․정치적 인권문제를 풀어가는 ‘창구’에 해당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씨는 또 중국정부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한 당국과 주민들의 인식변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탈북자들에게 있어 남이나 북이나 모두 조국입니다. 누가 중국에 정착하길 원하겠습니까? 탈북자들은 허락만 되면 남한에 오고 싶지만 여건이 충족되지 않아 들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자 출신으로 저술활동까지 한 덕에 김 씨는 남한당국의 도움을 받아 국내에 정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평범한 탈북자들에게는 남한정착의 기회가 쉽사리 허락되지 않는 실정이다.
김 씨는 탈북자들의 처참한 실상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탈북자들은 직업을 구하기도 전에 독약부터 구합니다. 잡혀가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