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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실업상태 호전 안됐다

저소득층 3명중 1명 장기실업자

과연 우리사회의 실업은 감소했는가? 최근 정부와 언론이 경기가 IMF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IMF로 인한 실업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단법인 한겨레노동교육연구소가 지난 7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서울시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1천4백7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97년 IMF여파로 실직한 사람들 중 70%이상이 1년이 넘는 장기실직에 시달리고 있으며 재취업한 숫자는 3백40명에 불과했다. 더구나 재취업자들의 상당수가 이전 직장에 비해 임금 및 근로조건이 열악한 직장에 취업한 상태다.

23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80%이상은 자신의 실업이 사회구조적 측면에 의한 비자발적 실업이라고 응답했다. 이들은 대부분(71%) 실직이전에 3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에서 근무했었는데, 실업이 가장 집중됐던 부문은 건설업(21.1%), 제조업 중 경공업(21%), 개인서비스업종(20.7%) 등이었다. 이들의 실업은 장기화돼 16개월 이상 실업자가 3명중 1명 꼴(32.5%)이었고 1년에서 16개월 미만의 실직자 역시 3명중 1명 꼴(30%)이어서 장기실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실업대책 효과없어

저소득층 실업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실업대책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자들 중 절반이상(61.5%)이 친구나 친지, 전 직장의 지인을 통해 직장을 구했다고 답한 반면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직업알선망을 통해 실직을 해결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8.5%에 불과했다. 특히 정부의 실업대책 중 소득보장대책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조사대상 중 고용보험, 공공근로사업 등 정부의 실업대책으로 도움을 받은 가구는 10가구 중 3가구(29%)이 채 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나마 공공근로마저 한시적으로 진행돼 정부실업대책의 효과는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실업이 가져다주는 위기는 가정마저 뒤흔들었다. 실직이후 이혼이나 별거 등을 고민한 사람이 1백가구 중 8가구며 이중 이혼과 별거에 들어간 수가 2가구였다. 또한 실직은 자녀에 대한 교육기회마저 박탈했다. 1백가구 중 7가구가 자녀의 진학을 연기하거나 연기시켰고 10가구 중 1가구 이상이 자녀를 친지 혹은 시설에 위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를 분석한 김연명(상지대) 교수 등은 “경제활동 중심이 아닌 생활전반에 걸친 통합적 실업대책이 수립돼야한다”고 지적하고 △실업 극복을 위한 시스템 개발△기혼여성의 노동기회 창출 △실직가정 아동 지원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적용 등이 더욱 강화돼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