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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무너져내리는 자유의 상아탑

대학언론, 교육당국 탄압에 곳곳서 신음


대학언론에 대한 교육당국의 탄압이 곳곳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대구 계명대학교는 지난 4월 대학신문에 ‘교수재임용’, ‘김대중 정권 문화정책 평가’ 등의 기사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신문사 기자들을 해임하고 신문사를 폐쇄한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기자 전원을 무기정학에 처했다.

학교측은 기자들이 신문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 학교기강을 문란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신문사 기자들은 “몇 년 동안 계속된 재단비리를 비판하는 내용의 호외를 발행해 배포하자 이를 문제삼아 무기정학 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무기정학에 항의하는 유인물을 나눠주자 학생과 직원들이 달려들어 ‘한번만 더 이러면 죽여버리겠다’는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신문사 기자들은 부당징계 철회, 신문발행 정상화 등을 주장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대구 효성가톨릭대학 대학신문 <대학정론>도 학교정책을 비판하는 기사를 작성했다는 이유로 발행이 중지된 채 장기간 휴간사태를 겪고 있다. 지난 4월 신문사 주간인 소병우(신학부, 신부) 교수는 기자들이 학부제 및 복수전공제 도입에 관한 비판기사를 작성하자 이의 삭제를 요구해왔으나 기자들이 반발하자 신문발행을 중단시키고 기자 전원을 해임했다. 나아가 신문사를 폐쇄하고 8월에는 학교 직원들을 동원해 신문사 집기는 물론 문짝까지 떼어가도록 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순천향대, 건국대, 세종대, 인제대 등의 신문사들이 발행중지와 기자해임 사태를 겪고 있으며 충남대, 전북대, 동국대, 숭실대 등에서도 주간교수의 원고검열과 기사삭제 요구에 따른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도 지원사격

이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의 임상택 사무총장은 “학생운동이 약해지고 사회가 보수화, 경쟁화되면서 대학언론에 대한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며 “대학언론에 대한 재정축소, 학교 및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금지, 대학언론의 학교 홍보전단지화는 그 대표적인 양상”이라고 밝혔다.

전국대학생기자연합 의장 김태훈(영남대) 씨는 “교육부가 △학보, 학내방송에 대한 지도 철저 △대학신문에 대한 학교당국의 편집권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대학언론매체의 지도 및 관리강화’라는 문건을 작성해 학교에 배포하는 등 대학언론의 탄압을 사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교육부 학생복지지원팀 대학언론 담당 박대운 연구사는 “지나친 운동권 보도는 자제하는 게 좋다는 내용으로 대학당국에 학생지도대책을 보낸 바 있지만 정부가 학교당국을 사주한 일은 없다”며 “학교의 문제는 당사자들끼리의 일”이라고 발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