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해고자 농성 와해 기도
'한화'(주) 인력관리 부서 관계자들이 해고노동자들의 농성을 깨기 위한 주동자 구속방안을 경찰과 논의하는 과정이 우연히 목격돼 충격을 주고있다.
목격자는 범위운수 소속 노동자 정만군 씨. 그에 따르면 2일 낮 한화 본사 인력과 관리팀장 등 한화구로공장(오트론) 관계자 4명이 남부경찰서 정보과를 방문해, "해고자들이 회사 앞에서 농성을 계속해 신경이 쓰인다"며 "집행유예 기간인 해고자가 주동자인데 그 해고자를 다시 구속시킬 방안은 없느냐"고 의논하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집회신고 차 경찰서를 방문했다 우연히 이 상황을 목격한 정 씨는 "설마 했지만 오전에 오트론 노동자들을 만났던터라 대화 내용이 낯설지 않았고, 그중 한 명은 전에 오트론 회사 앞에서 본적이 있던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1시간 정도 후 정 씨가 목격했던 사람 등 4명이 탄 승용차가 회사 안으로 들어간 사실이 확인돼 정 씨의 주장은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이에 오트론 해고노동자들은 사측의 만행을 폭로한 대자보를 작성해 회사 문 등에 붙였다. 그러나 사측은 직원들을 동원해 자보를 찢고 노동자들을 폭행하는 한편 업무방해 혐의로 노동자들을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결국 이 사태는 해고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학생들이 달려온 후에야 끝났다. 농성중인 해고노동자 정미정 씨는 "최근 들어 사측의 탄압이 심해져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다"며 "그래도 한솥밥 먹던 사람들인데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 오트론 해고노동자 농성문제
오트론 해고노동자 12명은 지난해 체불상여금 문제를 노동부에 진정한 것이 문제가 돼 중징계를 받은 후 해고됐다. 이들은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3일 현재 287일째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이중 이상희 씨는 지난해 말 업무방해 등으로 구속돼 올 1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바 있다<관련기사 본지 99년 10월 9일, 11월 20일자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