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인권단체, 버마활동가 구제행동 나서
국내에서 버마 민주화운동을 벌여온 버마인 샤린 씨(29, 가명)가 본국으로 강제송환될 위기에 놓이자, 국내 인권사회단체들이 적극 대응에 나섰다.<관련기자 본지 3월 23일>
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나와 우리' 등 14개 인권사회단체는 민변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는 샤린 씨를 정치적 박해와 고문의 위험이 높은 본국으로 강제송환하려는 움직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샤린 씨의 강제송환은 한국정부가 가입한 국제난민조약 33조와 고문방지조약 3조가 규정하고 있는 '정치적 박해자의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샤린 씨의 경우 NLD(버마 민족민주동맹) 한국지부의 결성과 버마대사관 앞에서의 군사정권 퇴진과 민주화를 촉구하는 시위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기 때문에 본국으로 송환될 경우 버마군부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미 버마 대사관 측은 샤린 씨가 구금되어 있는 인천 출입국관리 사무소를 방문, 그의 강제송환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달 9일 샤린 씨와 함께 불법체류자로 적발된 후 본국으로 강제송환된 한 버마인이 입국하자마자 당국에 의해 NLD 한국지부의 활동에 관해 집중적인 조사를 받았다고 알려온 사실도 샤린 씨의 정치적 박해에 대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인권사회단체들은 "대내외에 인권국가를 표방해 온 한국정부가 자신이 가입한 국제인권조약마저도 위반한다면 국제적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정부에 △'강제송환금지원칙'의 준수 △샤린의 난민지위 조사절차의 미주성과 전문성 보장 △난민지위 여부에 대한 전향적 결정 등을 촉구했다.
한편 샤린 씨가 난민신청서를 제출한 인천 출입국관리사무소의 관리과 송병익 계장은 "현재 난민심사에 필요한 사실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법무부 체류심사과로 이관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법무부에 난민심사를 요청하면, 법무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난민인정협의회'가 소집, 샤린 씨에 대한 난민인정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