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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KBS에 겨울공화국 오는가

노조죽이기에 박사장 퇴진으로 맞서

KBS(사장 박권상)가 노조 지도부들의 해고와 대량징계를 통보했다.

지난 20일 KBS는 현상윤 노조위원장과 김수태 부위원장을 전격 해고한 데 이어 현상윤 위원장과 김병욱 광주전남시도지부장을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폭력 등의 혐의로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했다. 또한 조합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들 중 박 사장 퇴진을 요구했던 위원들에 대해 징계 조치할 예정이다


회사의 이번 조치는 노조의 전면파업을 앞둔 시점에 단행된 것이어서, 노조 죽이기 차원의 사전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노조는 △제작자율성 보장을 위해 편성규약을 경영진과 현업인들과 제정할 것 △환경직 종사들에 대한 정리해고방침 철회 및 고용안정 보장 등의 7대 요구안을 내걸고 27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본지 9월 15일자 참조>.


"힘없는 환경직만 정리해고"

더구나 이번 조치는 20일 오전 박 사장 출근길에 피켓시위를 벌이던 조합 집행부와 청원경찰과의 몸싸움 과정에서 몸의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한 뒤 격노한 박 사장이 간부들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은 내가 책임을 지겠다"며 노조에 대해 초강경 지시를 한 것으로 알려져, 박사장의 독단과 독선이 더 이상 방치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상윤 노조위원장은 "박권상 사장은 노사합의의 이행을 철저히 거부하고 있고, 비대한 관료계층 대신 가장 힘없고 약한 환경직 조합원들의 정리해고를 통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개혁하고 거듭나기 위해 박권상 사장의 퇴진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KBS 비정규직 노동자들인 FD와 행정요원, 방송작가모임들도 "합법적인 노조를 결성했지만 박권상 사장과 경영진은 단체교섭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거대 언론 권력인 KBS를 상대로 법정투쟁과 파업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또한 언론노련도 KBS노동조합과 공동으로 박권상 사장퇴진을 위해 서명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며, 사장 퇴진투쟁을 벌이고 있는 기독교방송, 교육방송 노동조합과 연대할 예정이어서 이번 파문이 전 언론사로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박권상 사장과 경영진은 지난 8월 '국방군사연구소'사태를 방영한 추적 60분의 MC와 책임프로듀서를 국방부의 반론보도 요청이 있자 10월 9일 교체했으며, 지난 21일 방영한 "KBS특별회견, 일본 모리 총리에게 듣는다"에서 모리 총리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한 망언을 편집 과정에서 삭제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권상 사장과 경영진이 개입하여 일본 모리 총리의 독도 망언을 편집과정에서 삭제하게 했다"는 내용에 대해 KBS측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론보도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KBS노조측은 "평소 박사장이 국익을 저해하는 내용의 보도를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제작환경으로 인해 지난 21일 방영된 'KBS특별회견, 일본 모리 총리에게 듣는다'에서 모리총리의 망언을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