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산업연수생 미네르바의 퇴직금 소송", "안산경찰서, 중국인 노동자 살인누명 씌워 가혹행위", "베트남 여성노동자 리아 사망사건". 기존 언론에선 사회면 한 귀퉁이에 쓰여질 만한 기사일지도 모르지만 여기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다.
이주노동자를 위한 인권소식지 '아시안 워커스뉴스'(Asian Worker's News)(편집실장 정윤식, 아래 AWN)가 지난 25일, 발행 4년만에 제호 100호를 돌파했다. 이는 전국에 배포되는 이주노동자 소식지로는 처음이다.
'부산외국인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대표 정귀순)에서 발행하는 AWN는 97년 3월 창간해 격주마다 발행되는 소식지로 한글에 익숙하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에게 고국의 소식과 중요한 이주노동자 관련정보를 영문으로 제공해왔다. A4 용지 8쪽 분량으로 발행돼 처음에는 부산을 중심으로 배포됐지만, 지금은 우편을 통해 전국에 퍼져있는 이주노동자 상담소와 현장에 있는 이주노동자 기숙사로 직접 배달되고 있다. 또 한글과 영어 양쪽 모두 익숙하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AWN은 중요 기사를 뽑아 인도네시아어·중국어·베트남어 판을 만들어 1개월에 한 번 씩 모아 내기도 한다.
AWN은 이주노동자들에게 민감한 고용허가제·출입국 관리법과 같은 한국법령, 원화 대비 자국환율 등 경제소식, 임금체불 해결사례·산업재해 보상방법 등 현장에서 필요한 구체적인 상담사례를 주요 내용으로 삼는다. AWN은 또한 '운나드카바얀'(필리핀), '카와사키 시티 유니온'(일본) 등과 같은 해외 이주노동자 상담단체도 정기구독한다.
이주노동자 투쟁본부 이윤주 사무국장은 "AWN이 언어 장벽으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없는 한국 사회에 대한 정보들을 빠르고 현장성 있게 전달해왔다"다며 "AWN이 다루는 현장 상담사례, 이주노동자 관련 소식들은 이주노동자뿐만 아니라 관련단체들에게도 쓰임새가 많다"고 평했다.
AWN 편집실은 기자, 번역, 교정, 편집 등 모두 30여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구성원들은 대학생, 직장인, 타 지역 이주노동자 단체 자원활동가 등으로 다양하다. 편집부원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관계로 편집회의가 주로 편집부 전용 BBS나 이메일로 이루어지는 것도 독특하다.
AWN 김민정 제작부장은 "AWN 기사로 인해 이주노동자들의 생활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이주노동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AWN 제작에 참여해 '이주노동자들에 의한' AWN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바램"이라고 100호 발행 소감을 밝혔다. 발송료만 받는 우편 구독 신청은 '부산외국인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으로 하면 되고 전화번호는 051-802-3438, 홈페이지 주소는 http://any.to/fwr 이다. 한글판은 진보네트워크 메일링 리스트(http://mail.jinbo.net)에서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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