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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월드컵 핑계 집회탄압 현실로

민주노총 전북본부장 등 11명 연행


22일 전주 종합운동장 앞에서 열리기로 되어 있던 민주노총 전북본부(본부장 염경석, 아래 전북본부) 주최의 집회가 월드컵을 핑계로 한 경찰의 막무가내식 진압으로 무산됐다. 특히 이날 집회는 이미 신고가 되어 있던 터라, 월드컵을 빌미로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축소될 것이라는 그 동안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전북본부 김성희 총무부장 대행에 따르면, 이날 '중소영세 사업장 희생없는 주5일근무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오전 11시경 전북본부 간부들 20여 명이 종합경기장 앞에 미리 모였다.

이때 전주북부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이들을 에워싸고 차에 실려 있던 천막을 빼앗았으며 전북본부 염경석 본부장 등 11명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대용노조 박재현 사무장은 크게 다쳐 서전주 정형외과로 후송된 후 CT촬영까지 받았다. 박 사무장은 머리와 허리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준형 집행위원장은 "전주북부경찰서 정보과장이 '월드컵 준비기간에 천막농성은 보기가 좋지 않다'고 연행사유를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 집행위원장은 "당시 천막을 꺼내지도 않았고 경찰에 둘러싸여 천막을 칠 수도 없었다"며, "경찰은 노동자들이 천막을 칠 것이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연행사유도 고지하지 않은 채 이들을 불법적으로 연행했다"고 규탄했다.

이에 전북본부 소속 조합원들과 전북지역 사회단체 활동가 등 1백50여 명은 경찰서장 면담과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전주북부경찰서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였다. 앞서 이날 오후에는 경찰의 불법연행에 대해 체포적부심사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