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진 학교에서 우리 용역아줌마들을 인간 대접도 안 했어요." 24일로 61일간의 투쟁 끝에 학교측과 노사협상 타결을 목전에 두고 있는 인천대 미화원 노동자 박영희 분회장은 말했다.
박 분회장 등 미화원 노동자들은 새벽 6시 30분에서 7시께 출근, 하루 꼬박 일을 하고도 손에 쥐는 돈이라고는 47만원을 겨우 넘는 최저임금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올해 9월 1일 이전 1년간 최저임금은 47만4천6백원. 지난해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았다. 3년을 일하건 6년을 일하건 마찬가지였다. 박 분회장은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기 위해 소장이 8시간이 아닌 7시간 30분 일하는 것처럼 근로계약서를 꾸몄다는 사실을 올해 초 노조에 가입하고 난 후에야 알았다"라고 말했다.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근로계약기간을 11개월로 책정하는 편법도 동원됐다. 박 분회장 등은 여러 해를 인천대에서 일했지만, 이들이 소속되는 용역회사는 매해 바뀌었다. 하지만 지난해 (주)원중은 11개월 17일, 올해 (주)기륜은 11개월로 근로계약기간을 정해 노동자들은 소속업체가 바뀌어도 퇴직금은 물론, 연차휴가 및 연차수당도 받을 수가 없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인천지부 황영미 부지부장은 "이런 부당한 처우는 원청인 인천대학에 책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인천대는 청소·인력관리·임금 등 일체를 사실상 지휘 감독하면서도 노동법 상의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6년 전부터 용역회사와 도급계약을 맺는 형식을 취해왔다. 황 부지부장에 따르면, 미화원 노동자들이 퇴직금을 받지 못했던 것도 인천대가 용역업체들과 1년이 아닌 11개월 단위로 도급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임금이 겨우 최저임금 수준에 맴돌거나 이에도 못 미치는 것도 인천대가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을 때 인건비를 매우 낮게 책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미화원 노동자들은 지난 7월 23일부터 인천대를 상대로 △과거에 미지급된 퇴직금 지급 △인간다운 임금 보장 △위장 도급 철회와 직접 고용 등을 요구해 왔다. 박 씨 등은 이제 오랜 투쟁의 작은 결실을 맛보게 됐다. 인천대가 지금까지 미지급된 퇴직금과 연차수당을 지급하고 최저임금제를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지도하겠다는 내용에 합의한 것. 그러나 임금은 여전히 최저임금 수준(올해 9월 1일부터 51만4천1백50원)을 벗어나지 못했다.
황 부지부장은 "모레쯤 합의서 작성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인천대가 당연히 직접고용을 해야하는데 이후 노력하겠다는 점에 그친 점도 아쉽다"라고 말했다. 박 분회장은 "전에는 시키는 대로 다 했는데, 이젠 노동자들이 뭉쳐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여성노조와 학생들과 함께 학교가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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