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청송감호소 단식농성에 메아리
청송보호감호소 수감자들의 단식 행렬이 6일까지도 계속 이어진 가운데, 인권단체들이 보호감호제도의 폐지 내지 즉각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최병모, 아래 민변)은 성명을 내 "사회보호법은 피보호감호자의 처우에 대해 행형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징벌과 급여·위생·의료 모두 수형자와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다"며 "이는 동일한 범죄에 대해 거듭 처벌받지 않는다는 헌법상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명백히 반한다"고 비판했다.
민변은 "특히 1일 1천5백원의 범위에서 행장 및 작업의 경중에 따라 근로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은 피보호감호자들에 대한 노동의 대가를 국가가 착취하는 것이며 피보호감호자들의 사회복귀에도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보호감호자에 대한 처우를 재사회화에 맞추고 노동에 대한 대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출소 결정은 법무부 사회보호위원회가 아닌 법원이 담당하도록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민변은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반하는 보호감호제도는 궁극적으로 폐지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주교인권위원회와 인권운동사랑방도 같은 날 성명을 내 "정부가 보호감호제 폐지를 위한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한다"며 "당장 폐지가 불가능하다면 보호감호소를 즉각 개방처우하고 단계적 폐지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국가인권위에 "이번 단식농성에 대한 표면적인 조사와 구제에 그치지 말고, 보호감호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속에서 보호감호제도의 폐지를 권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변도 "국가인권위는 피보호감호자들의 권리구제 및 법령, 제도, 정책의 시정 또는 개선 권고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엔 청송감호소 관련 여러 건의 진정이 접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권단체들은 이번 집단단식에 참여한 피보호감호자들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있어선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지난달 30일 시작된 단식농성에 참가하는 수용자들의 숫자는 날로 불어 5백명을 넘었다고 6일 수용자와 면회한 정모 씨가 밝혔다. 4일 법무부는 이번 집단단식과 관련 근로보상금을 20%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씨는 "근로보상금 몇백원 더 받겠다고 시작한 농성이 아니"라며 "수용자들의 목표는 사회보호법 폐지"라고 전했다. 반면 청송제2보호감호소 보안과장은 "단식참여자는 전체 750명 중 3백여명인데, 8일 정오부터 단식을 풀기로 수용자 대표들과 이야기를 끝냈다"고 6일 말했다.
이번 단식이 감호소가 밝힌대로 8일 끝난다 해도, 보호감호제도가 전면 개선되거나 폐지되지 않는 한 저항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와 국가인권위 등의 향후 활동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