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위원회는 이라크 침략 중단과 이라크인 인권보장에 적극 나서라!
<인권하루소식>은 국제인권단체들을 비롯한 각 국 민간단체들이 현재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59차 유엔인권위에서 오늘이나 내일 중 채택·발표할 공동성명서(안)를 번역해서 소개한다. 성명에는 국제법률가위원회, 팍스로마나 등의 민간단체들이 다수 참여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1. 우리, 유엔경제사회이사회와 협의자격을 가진 민간단체들과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2003년 3월 20일 시작된 미국과 영국의 불법적인 이라크 침략을 강력히 비난한다. 이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분명한 승인을 얻지 못했을 뿐더러 국제여론에도 반하는 것이었다.
2. 우리는 '예방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국제 평화와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공격행위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한다. 우리는 유엔안보리의 결정에 따라 진행되다 그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종결된 유엔 무기사찰의 재개를 요구한다.
3. 우리는 "유엔안보리의 승인 없는 일방적인 군사행동은 유엔헌장에 위배된다"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말에 적극 동조하며, 유엔 안보리에 이 문제를 중대한 사안으로 다룰 것을 촉구한다.
4. 우리는 이번 선제공격을 평화에 반하는 범죄로 규정하고 개탄한다.
5. 국제인권사회는 사담 후세인 정권 하에서의 중대하고 체계적인 인권침해를 수년간 지속적으로 고발해온 동시에 강제 제재로 인해 무고한 이라크 민중이 겪는 부당한 곤경과 고통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 제59차 유엔인권위원회는 문서(E/CN.4/2003/40 and addendum 1)에 담겨있는 바대로 이라크의 인권상황에 대해 다룰 것이다.
6. 우리는 어떠한 일방적인 무력 사용도 인권침해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것과 인권보호나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구실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굳게 믿는다. 무력의 사용은 특히 생명에 대한 권리를 포함하여 여타의 모든 인권을 위태롭게 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인권의 대의는 법의 지배, 보편적인 관할권, 비폭력, 인권의 보편성과 불가분성 및 상호의존성이라는 인권의 원칙에 기반한 정당하고 평화로운 방법에 의해서만 추구돼야 한다. 전쟁은 언제나 실패일 수밖에 없으며 유엔헌장을 벗어난 전쟁은 큰 실패이다.
7. 중대한 인권 침해를 다루는 적절한 방법은 그 가해자들을 국제형사재판소와 같은 보편적인 관할권에 회부하는 것이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협약이 보편적으로 비준되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훨씬 더 강력한 제재 효과가 있으며 비용을 줄이는 것이며, 일방적이고 강제 조치에 의존하지 않고 인권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효과를 강화하는 것이다.
8. 우리는 국내적 및 국제적 차원에서 효과적인 인권장치를 구축하는 것이 이번과 같은 인류 파멸의 사건을 방지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인권의 원칙 위에 세워진 진정한 민주주의만이 평화와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인권이 없는 평화는 공허한 환상이며 평화 없는 인권은 맹목이다.
9. 우리는 진행 중인 군사 행동이 2002년 9월의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모든 회원국이 채택한 밀레니엄발전목표(MDGs)에 담긴 빈곤퇴치나 인도적 원조와 같은 지구적 과제들에 절실히 필요한 자원을 빼앗고 있음을 깊이 우려한다.
10. 이러한 비상상황에서 유엔헌장에 기반한 기구인 유엔인권위원회는 유엔헌장과 세계인권선언에 새겨진 인권의 원칙을 확인하고 유지할 임무가 있다. 유엔인권위원회는 현재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 및 인도적 차원의 위기를 다루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이라크 문제를 다룸에 있어, 평화, 민주주의, 발전 및 인권의 상호의존성의 원칙을 깊이 고려해야 한다.
11. 이러한 불법적인 침략의 당사자인 국가들이 유엔인권위의 회원국으로 인권을 논한다는 것은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현재의 위기는 유엔안보리뿐 아니라 유엔인권위의 신뢰성과 정당성에 심각한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
12. 유엔헌장 71조에 근거해 유엔경제사회이사회와 협의자격을 갖는 민간단체들 역시 세계인권선언과 유엔헌장에 담긴 인권의 원칙을 보존할 의무를 갖고 있다.
13. 위에서 언명한 바에 따라, 우리는 유엔 인권위원회에 촉구한다.
ⅰ) 유엔헌장에 저촉된다는 점에서 불법적인 이번 침략을 규탄하라.
ⅱ) 현재의 위기를 인권 및 인도적 관점에서 다룰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빨리 특별 회기를 개최하라.
ⅲ) 장래에 유사한 사태의 발생을 막기 위하여 인권의 원칙에 기반한 예방 조치를 마련하라.
ⅳ) 이라크의 현재 인권상황에 대해 독립적인 조사를 포함하여 모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에게 요청하라.